健康 常識 31

[메디컬 라이브] 구강 용품 놓인 화장실 서랍을 보면 그 집 주인 건강 수명이 보인다.

[메디컬 라이브] 구강 용품 놓인 화장실 서랍을 보면 그 집 주인 건강 수명이 보인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2.01.13 00:00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0%인 일본은 고령화 선배 나라다. 그런데 앞으로 17년 후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 비율이 일본과 같아진단다. 일본이 현재 우리의 고령 인구 비율 16.5%였던 적이 1990년 후반이다. 23년 전이다. 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여기는 일본의 초고령사회 변화 40년을 우리는 17년만에 치러내야 한다. 북한 핵무기급 엄청난 사회 변화다. 이런 상황서 일본과 한국 의료를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큰 분야가 치과라고 본다. 일본은 치과 분야 건강보험 진료가 더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접근성도 좋다. 치아 건강을 넘어 말하고 삼..

健康 常識 2022.05.14

집단면역의 조건

집단면역의 조건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00:27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20여 년 전 세계적 화두가 된 책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은 인간 본성을 통찰한 행동경제학적 질서 전략이다. 제목으로 차용된 ‘넛지(nudge)’는 ‘살살 밀다’는 의미다. 서늘하고 모난 강요가 아닌 애정이 깃든 살가운 주의를 환기시키는 행위다. 소싯적,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아왔던 분들이라면 코끼리 대열에서 새끼 코끼리의 좌표를 위한 어미 코끼리의 역할을 기억할 것이다. 어미는 뒤에서 슬쩍슬쩍 코로 새끼를 밀어 댄다. 대열에서 벗어나거나 낙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앙증맞은 몸짓에는 맹수로부터 자식을 보호하는 애정이 서려있다. 의료현장에서도 넛지 전략은 통용된다. 수술 후 ..

健康 常識 2022.05.02

마스크피아

마스크피아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00:33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복면을 쓴 미상의 출연자가 노래를 하는 경연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이럴 때 복면은 신비주의로 다가와 관객의 기대감으로 치환된다. 공개를 전제로 의도된 얼굴 가림은 면책이다. 이와 달리 악한 의도로 안면을 가리는 행위는 비사회적 행동으로 인식된다. 서구의 경우, 얼굴 전체를 가린 것이 아닌데도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가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견고했다. 코로나19 초기,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다. 마스크는 그 사회의 역사 속에서 감염병에 대한 학습효과, 문화적 규범의 산물이다. 아시아와 달리 서양 일부 국가에서 마스크에 대한 찬반양론이 일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아시아인들은 대체적으로 얼굴 가..

健康 常識 2022.05.02

통증의 교감

통증의 교감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0:24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불완전 존재인 사람은 언제나 만고의 질병에 노출돼 있다. 영혼을 잠식하는 것이 불안이듯 예기치 않았던 병마가 찾아들면 걱정은 이내 공포로 확장된다. 질병 앞에서 초연한 인간은 찾기 힘들다. 평상심을 유지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프다는 것은 일상을 지배하며 불안정한 심신 상태를 잉태한다. 세상의 모든 가치에 건강이 우선인 이유다. 예상치 못한 부상에 직면해 며칠을 고생했다. 의사이기에 평상시 건강에 나름 신경 쓰며 살아간다고 자만했지만 설익은 오만에 대한 서늘한 대가였다. 살다 보면 제 한 몸 간수하기조차 쉽지 않은 문제임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질병과 의연하..

健康 常識 2022.05.02

위드 백신, 위드 마스크

위드 백신, 위드 마스크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00:27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원래 그랬다. 잔치를 앞두고는 온갖 기대로 설레는 법이다. 민주주의의 잔치,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와 관련해 무성한 말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의사로서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곤혹스럽다. 차라리 희망고문에 가깝다. 오매불망 그리던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집단적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에서 백신 접종..

健康 常識 2022.05.02

‘백신 패스’에 대한 근심

‘백신 패스’에 대한 근심 중앙일보 입력 2021.10.25 00:37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대단한 열풍을 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후속작이다. 저자 명성에서부터 무게가 느껴지지만 친절하게도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라는 첨언을 달며 독자의 지식 긴장감을 완화한다. 지극히 보편적이어야 할 가치들이 사실은 ‘그게 아닐 수도 있다’에 대한 일상 속 사례를 들어 비견하니 대중의 수용성은 탁월하다. 샌델은 공정경쟁의 바이블 같았던 ‘선착순’ 개념이 오늘날 스멀스멀해지고 비용을 더 내면 공항 보안검색대든 테마공원 놀이기구든 줄을 서서 애써 기다릴 필요가 없는 패스트 트랙 확장을 새치기 경제학의 예시로 든다. 차별 없는 백신 패스 도입..

健康 常識 2022.05.02

의사, 손기술보다 ‘마음’

의사, 손기술보다 ‘마음’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00:20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딱히 내색은 하지 않아도 물질적 풍요와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는 시대에 모날세라 순응하며 살아간다. 이성적 자각에 부끄러워지면 본디 사피엔스는 욕구에 충실한 존재라며 애써 합리화한다. ‘잘살아 보세’라며 앞만 보고 달려온 근대화 시대는 그렇게 인간의 정신마저 산업화로 이끌었다. 이기심에 기반을 둔 배금주의 사회라는 비난에 딱히 변명할 여지는 이제 없을 듯싶다. 자본주의의 속성 탓이라고? 압축성장의 필연적 그늘이 오히려 더 합리적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성찰하고 제어 가능해야 사람이다. 생명을 보듬는 의료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 사회는 의료가 환자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로 전환되는 변곡..

健康 常識 2022.05.0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입력 2021.12.20 00:27 업데이트 2021.12.20 00:43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열 살 현서의 호흡기 질환을 유치원 때부터 돌봐왔으니 주치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또래의 아이들보다 기관지가 유독 약해 걸핏하면 감기를 달고 다니는 현서는 한 달에 두세 차례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을 일반화한 감기는 허투루 방치하면 폐렴·부비동염·중이염 등의 2차 세균감염으로 합병될 가능성이 높아 쉽사리 대하다간 큰 탈이 나지만 대개는 자연적 치유가 된다. 자만해선 안 될 건강이지만 ‘평생 감기 한 번 안 걸리는 사람’이라는 뿌듯한 자긍심을 표하는 이가 있다면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니 칭찬의 맞장구를 쳐..

健康 常識 2022.05.02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중앙일보 입력 2022.01.17 00:25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른 은퇴를 선언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존재감에서 대체 불가한 배우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받았다. 연기 경력에 비해 출연작은 단출하기 그지없다. 그의 출연작을 한 편이라도 보았더라면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라는 평가에 딱히 이견은 없을 듯싶다.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열연한 아들 배역은 세상 모든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였으며 가슴 절절한 아들의 참회를 대신한다. 명작의 여운은 열혈 청춘의 시절을 시나브로 소환하며 현실 속 부자 관계와 오버랩 된다.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시대적 배경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통일을 요구하는 IRA에 의한 런던 폭탄 테러 사건이다. 주..

健康 常識 2022.05.02

가족사진

가족사진 중앙일보 입력 2022.02.21 00:24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가족에 대한 기억은 오감으로 구성된다.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공유되었을 일상의 냄새, 미각, 소리 그리고 감촉과 색상은 유대감으로 채색된다. 가족의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내는 삶 속에서 때론 모진 삭풍을 헤집는 연약한 손바닥의 온기를 서로가 붙잡을 때마다, 세상 그 어떤 가치보다 형언하기 힘든 애정은 실핏줄처럼 형성된다. 대나무가 마디를 짓듯 인생의 고비마다 가족과 함께했던 기억은 너무도 선명하게 새겨진다. 대나무가 높이 자랄 수 있는 것은 사이사이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거친 비바람에 견딜 수 있는 것도 중간중간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마디가 없다면 미끈해 보일지 몰라도, 마디가 있기에 시련을 견..

健康 常識 202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