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 常識 31

팔 할의 바람

팔 할의 바람 중앙일보 입력 2022.03.28 00:20 업데이트 2022.03.28 14:49 지면보기지면 정보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미당 서정주는 서정시의 정수리에 위치한 한국 문단의 큰 별이었다. 그의 언어 부림이 너무도 경이로워 ‘큰 시인들 다 합쳐도 미당 하나만 못하다’는 평단의 찬사를 호사롭게 받았다. 그의 시 ‘자화상’을 거칠었던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다시 읽는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미당의 시 ‘자화상’ 속 변명 궁색 방역 실패에 사과도 없는 당국 정치방역 음모론만 더 키울 뿐 집단..

健康 常識 2022.05.02

엘리트와 이리떼

엘리트와 이리떼 중앙일보 입력 2022.05.02 00:27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권력지형이 바뀔 때마다 파워엘리트를 조명하는 언론 기사가 차고 넘친다. 보도를 보며 프랑스어인 ‘엘리트(elite)’가 사실은 우리말 ‘이리떼’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 희화화된 농담은 오늘의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렬한 은유법이다. 발음 나는 대로 읽어 보니 그런가도 싶다. 본디 출처도 근거도 없는 비아냥은 객관성은 부재하고 대중의 호응은 수반된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엘리트’의 ‘이리떼’ 표현은 단순 언어유희를 넘어 대중과 위정자 간, 신뢰의 균열이다. 우리 사회 공동체에 매우 위험한 증좌다. 애초 ‘엘리트’는 17세기경 ‘고급 상품’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후 우월적 사회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치환되었다. ..

健康 常識 2022.05.02

[김철중의 생로병사] 제 목소리 크게 들려 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

[김철중의 생로병사] 제 목소리 크게 들려 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 이 악물고 덜 먹어 다이어트했는데 귀 울림 증상 생겨 일상 고통 코 뒤쪽 지방 줄어 이관(耳管) 열리는 희귀 질환, 맞춤형 치료 필요 지름1㎜ 관이지만 중요한 역할… 무리하면 탈 나는 게 세상 이치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2.03.22 03:00 중견 기업서 인사 관리를 맡고 있는 40대 후반 최 부장은 “이 배로는 살 수 없다”며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다. 코로나 사태로 활동량이 떨어져 허리둘레가 성큼 늘어난 것이 계기가 됐다. 죽어라고 걷고, 이 악물고 덜 먹었다. 80㎏ 하던 몸무게가 3개월 사이 70㎏로 내려왔다. 와이셔츠 목 단추도 잘 채워지고, 허리띠도 한 칸 동여매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귀가 울리기 시작했다..

健康 常識 2022.03.22

[메디컬 라이브] 구강 용품 놓인 화장실 서랍을 보면 그 집 주인 건강 수명이 보인다.

[메디컬 라이브] 구강 용품 놓인 화장실 서랍을 보면 그 집 주인 건강 수명이 보인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2.01.13 00:00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0%인 일본은 고령화 선배 나라다. 그런데 앞으로 17년 후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 비율이 일본과 같아진단다. 일본이 현재 우리의 고령 인구 비율 16.5%였던 적이 1990년 후반이다. 23년 전이다. 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여기는 일본의 초고령사회 변화 40년을 우리는 17년만에 치러내야 한다. 북한 핵무기급 엄청난 사회 변화다. 이런 상황서 일본과 한국 의료를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큰 분야가 치과라고 본다. 일본은 치과 분야 건강보험 진료가 더 다양하게 갖춰져 있고, 접근성도 좋다. 치아 건강을 넘어 말하고 삼..

健康 常識 2022.01.13

[메디컬 라이브] 환자와 한 마디 대화도 못 해본 의사 이야기

[메디컬 라이브] 환자와 한 마디 대화도 못 해본 의사 이야기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12.23 00:00 대학병원서 정년 퇴임한 한 소아과 교수는 본인은 한 번도 환자와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 싶지만, 신생아학을 전공하여 40여년간 신생아 진료만 했기 때문이다. 미숙아 태어나 신생아실 환자였던 아기가 대학생이 되어 찾아와 감사 인사말을 받은 적은 있단다. 그것 빼고는 환자와 한 마디 말도 주고 받지 않고 의사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의사들은 자기 전공에 따라 애환도 다르고 불리는 별칭도 다르다. 말기 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 의사들은 “자신들은 재진 환자가 없다”고 말한다. 길어야 한 달, 환자 얼굴 보고 영원히 헤어진다는 것이다. “다음 번 외래로 오세요”라고..

健康 常識 2021.12.23

[메디컬 라이브] 뇌 영양제로 인기 끌던 약이 되려 뇌졸중 위험 높인다니

[메디컬 라이브] 뇌 영양제로 인기 끌던 약이 되려 뇌졸중 위험 높인다니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12.16 00:00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많은 고령자들 사이에서 비타민처럼 먹던 콜린알포세레이트라는 약이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기에 진료실에서 고령자들이 먼저 처방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에게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동안 ‘뇌 영양제’로 불리며 인기를 끌며 처방됐으나, 무분별한 사용에 경각심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이경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 1200만8977명(평균 나이 68세)을 대상으로 10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여부 및 복용 기간, 뇌..

健康 常識 2021.12.16

[메디컬 라이브] 미국은퇴자협회가 꼽은 최고 건강 도구는?

[메디컬 라이브] 미국은퇴자협회가 꼽은 최고 건강 도구는?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12.09 00:00 길을 걷다가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거나 좋아하는 음악이 들리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신나는 댄스 음악이나 흥겨운 트로트가 들리면 자동으로 발을 두드리고, 어깨가 절로 움직인다. 음악은 왜 뇌와 몸을 움직이게 할까. 최근 이뤄진 신경과학 연구들이 그 궁금증에 답을 준다. 활발한 박자 음악을 들려주고 뇌 MRI를 찍으면, 뇌 속 운동 기능 조절 부위가 활성화 된 것이 보인다. 청각과 소뇌 운동 영역 간 신경망 연결성도 증가한다. 음악이 정서 뿐만 아니라 운동 시스템을 일깨우는 것이다. 뇌는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는 부위는 퇴화한..

健康 常識 2021.12.09

“잘 넘어지는 훈련하라”... 106세 의사의 ‘장수 10조’

[헬스에디터 김철중의 건강 노트]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12.01 21:37 장수 국가 일본에서 ‘신노인(新老人)’ 운동을 펼친 내과 의사 히노하라 시게아키. 백세 넘어까지 정정하게 살다가 106세에 생을 마쳤다. 98세에 그를 취재했을 때, 그의 수첩에는 110세 되는 해에도 약속 일정이 있었다. 일년에 100여 일을 강연하고 다녔는데, 그의 건강법은 세상 떠난 지 4년이 지났어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저명한 경제전문방송 CNBC가 ‘히노하라식으로 100세 시대를 사는 비결’을 다뤘다. 그는 건강 장수 수칙 10가지를 강조했다. 핵심 메시지는 ‘나이 장수’가 아니라 가치 있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죽는 순간까지 인생의 현역으로 살려는 자세를 강조했다. 은퇴를 하더라..

健康 常識 2021.12.02

[메디컬 라이브] 건강 장수 하려면 먹는 음식 색깔 수를 늘려라

[메디컬 라이브] 건강 장수 하려면 먹는 음식 색깔 수를 늘려라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11.25 00:00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많은 이들이 비타민, 칼슘제, 아미노산, 홍삼정,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소팔메토 등 다양한 건강제를 챙겨 먹는다. 대개 알약 형태로 되어 있어서, 입에 털어 넣는 알 수가 엄청나다. 건강제를 먹으면 나름 건강을 위한 ‘투자’를 한다는 생각에 자기 위안이 된다. 안 하느니 못 할 것도 없긴 하다. 허나, 같은 성분이라도 제조된 건강제보다 식품에서 천연으로 섭취해야 영양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많다. 해서, 일본 최초 노화연구소인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는 장수 지침을 발표하면서, 가능한 하루 10가지 이상 종류가 다른 식품을 먹으라고 권한다. 건강에 좋다는 ..

健康 常識 2021.11.25

Opinion :안태환의 의학오디세이

Opinion :안태환의 의학오디세이 의사, 손기술보다 ‘마음’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00:20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딱히 내색은 하지 않아도 물질적 풍요와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는 시대에 모날세라 순응하며 살아간다. 이성적 자각에 부끄러워지면 본디 사피엔스는 욕구에 충실한 존재라며 애써 합리화한다. ‘잘살아 보세’라며 앞만 보고 달려온 근대화 시대는 그렇게 인간의 정신마저 산업화로 이끌었다. 이기심에 기반을 둔 배금주의 사회라는 비난에 딱히 변명할 여지는 이제 없을 듯싶다. 자본주의의 속성 탓이라고? 압축성장의 필연적 그늘이 오히려 더 합리적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성찰하고 제어 가능해야 사람이다. 생명을 보듬는 의료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 사회는 의료가 환자에 대한 보편적 서..

健康 常識 2021.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