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의 비밀 465

[漢字, 세상을 말하다] 和睦<화목>

[漢字, 세상을 말하다] 和睦 중앙선데이 한자세상 10/31 인도네시아는 300여 종족이 모인 다민족 국가다. 언어도 400종이 넘는다. 국가 통합이 쉬울 리 없다. 어느 종족의 언어도 아닌, 말레이어 계통의 믈라유어(語)를 국가어로 채택한 이유다. 통합과 화목(和睦)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인도네시아 국장(國章)엔 ‘BHINNEKA TUNGGAL IKA(다양성 속의 통합)’이라는 선언이 쓰인 팻말을 독수리가 움켜쥐고 있다. 화목은 이처럼 건국 및 통치의 핵심 요결이 된다. 화목은 ‘사이좋게 지내며, 다투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국 고전에 여럿 보인다. 촉(蜀)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에 “진법(陣法)을 조화롭게 운용한다(行陣和睦)”는 대목이 보인다. ‘좌전(左傳)’도 “위아래가 화목하고,..

漢字의 비밀 2021.12.06

[漢字, 세상을 말하다] 六國論〈육국론〉

[漢字, 세상을 말하다] 六國論〈육국론〉 중앙선데이 신경진 기자 한자세상 11/14 “여섯 나라가 파멸한 것은 칼날이 무뎌서가 아니다. 전쟁을 못해서도 아니다. 폐단은 진(秦)나라에 바친 뇌물이다. 진에 땅을 뇌물로 바쳐 국력이 줄면서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六國破滅 非兵不利 戰不善 弊在賂秦. 賂秦而力虧 破滅之道也).” 송(宋)의 대문호 소식(蘇軾)과 소철(蘇轍)의 아버지 소순(蘇洵)이 지은 『육국론(六國論)』의 첫 구절이다. 소순은 진의 굴기(崛起)보다 전국칠웅(戰國七雄) 중 여섯 제후국이 무너진 까닭을 찾았다. 『육국론』은 그 해답이다. 소순이 볼 때 진이 전쟁으로 정복한 땅보다 제후들이 스스로 바친 면적이 100배에 육박했다. 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패권국의 등장에 좌불안석이 된 제후들의 근심 역..

漢字의 비밀 2021.12.06

[漢字, 세상을 말하다] 詭辯<궤변>

[漢字, 세상을 말하다] 詭辯 중앙선데이 한자세상 11/28 궤변(詭辯)의 특징은 왜곡(歪曲)이다. 궤변은 우격다짐을 앞세우는 무단(武斷), 황당함이 두드러지는 요언(謠言)과 구별된다. 무단과 요언은 마음을 끌지 못한다. 궤변은 왜곡된 근거를 여럿 동원하기 때문에 미혹하는 힘이 강하다. 인간의 간특(奸慝)을 보여 주는 사례가 성경에 나온다. 불의(不義)한 유대인들은 주장한다. 인간의 불의로 인해 하나님의 의(義)와 영광이 드러났다면, 이는 하나님께 공헌한 것이고, 따라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성경은 타락한 인간의 대표적인 궤변으로 이를 소개한다. 허물을 감추고 징계를 피하기 위해 왜곡된 논리로 대응하는, 교활한 논법이다. 궤변은 얼핏 보기엔 그럴듯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비(是非)가 전도(顚倒)되고..

漢字의 비밀 2021.12.06

[漢字, 세상을 말하다] 鮮克有終<선극유종>

[漢字, 세상을 말하다] 鮮克有終 중앙선데이 신경진 기자 한자세상 12/12 춘추시대 진(晉) 영공(靈公)은 군주답지 않았다(不君). 많은 세금을 거둬 담장 치장에 썼다. 곰 발바닥 요리가 익지 않았다며 요리사를 죽였다. 멍석에 말은 주검을 부인에게 들고 조정을 지나게 했다. 조돈(趙盾)과 사계(士季)가 시신의 손을 봤다. 영공의 행실을 걱정했다. 조돈이 간언에 나섰다. 사계가 말렸다. “당신이 바른말을 하고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뒤이어 간언할 사람이 없소. 내가 먼저 나서겠다.” 사계가 비판하자 영공은 “내 잘못을 안다. 장차 고치겠다”고 했다. 사계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누군들 잘못이 없겠습니까. 잘못을 고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시경(詩經)』에 ‘누구나 시작이 없지 않지만..

漢字의 비밀 2021.12.06

懲罰<징벌>

[漢字, 세상을 말하다] 懲罰 중앙선데이 한자세상 12/26 세상에 징벌만큼 다양한 것도 드물다. 징벌은 실수나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강제되는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 처벌이다. 절대 권력일수록 징벌은 혹독했다. 중국 고대의 절대 왕권은 징벌을, 자연 법칙으로 포장하기를 좋아했다. 절대 권력자인 천자(天子)가 내리는 징벌은 자연법칙과 동격이며, 따라서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을 담기 위해서다. 중국이 창안한 자연법칙은 오행(五行)이다.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는 “하늘에 오행이 있으니, 수화금토목(水火金土木)이다. 오행은 때를 나눠 만물을 생육한다”고 설명한다. 『상서(尙書)』, 즉 『書經(서경)』에도 오단(五端), 오례(五禮), 오교(五敎), 오벌(五罰), 오과(五過) 등 오전(五典)이 나온다...

漢字의 비밀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