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349

[만물상] 문 정권의 두 상왕

[만물상] 문 정권의 두 상왕 최승현 논설위원 최승현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21 03:18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 방송인 김어준 생존한 상태에서 왕좌를 내주고 퇴임한 임금을 상왕(上王)이라고 한다. 춘추전국시대 조(趙)나라 무령왕(武靈王)이 중국 역사에 기록된 첫 상왕으로 알려져 있다. 후궁이 낳은 아들 혜문왕(惠文王)을 12세에 즉위시키고 자신을 ‘주부(主父)’라 부르게 하면서 실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난데없이 “나라를 둘로 나눠 장남도 왕위에 오르게 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실제로 장남의 반란까지 벌어지자 혜문왕 측근들에게 포위돼 성 안에서 굶어 죽었다. ▶요즘은 역사서보다 정치 뉴스에서 이 단어를 더 자주 접한다. 공식 직함 없이 국정에 ..

만물상 2021.08.21

[만물상] 허경영 “모두 나를 따라한다”

[만물상] 허경영 “모두 나를 따라한다” 윤영신 논설위원 윤영신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20 03:18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성인 1인당 1억원 지급’ 공약을 내놨다. 매달 150만원씩 배당금을 주겠다고도 했다. 화끈한 돈 풀기 공약에 사람들은 “역시 허경영”이라며 화제에 올렸다. 그는 장군 복장에 백마를 타고 출마 선언장에 등장했다. ‘왜구’와 칼싸움도 벌였다. 살벌한 비방이 난무하는 대선 격투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출마 선언 및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만 18세 이상 인구가 4400만명 정도이니 1억원씩 주려면 440..

만물상 2021.08.20

[만물상] 탈레반 샤리아 法

[만물상] 탈레반 샤리아 法 김태훈 논설위원 김태훈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19 03:18 신정(神政) 일치 사회에서 종교적 계율은 실정법이나 마찬가지다. 중세 교황들은 지금 같은 복음의 전령사가 아니라 입법부이고 행정부이자 사법기관이었다. 신성모독부터 절도죄까지 처벌하고 고문하고 목까지 매달았다. 유럽의 종교는 이후 세속에 권력을 내주면서 윤리 영역으로 축소됐지만, 이슬람 세계에선 여전히 종교가 신앙은 물론이고 사랑과 결혼, 상업적 거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삶을 규율한다. 그 중심에 이슬람 규범 샤리아가 있다. 일러스트=김도원 ▶샤리아는 ‘마실 수 있는 물’ ‘올바른 길’이란 의미다. 유일신 알라는 인간 생명의 샘이니 올바른 삶을 살고 싶다면 그의 가르..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필사의 탈출

[만물상] 필사의 탈출 김태훈 논설위원 김태훈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18 03:18 몇 해 전 영화 ‘국제시장’에서 6·25 흥남 철수 장면을 보다가 인간의 본성과 진심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역사책보다 영화임을 절감했다. 흥남 철수는 1950년 12월 북한 주민 10만명이 군함과 상선 190여 척을 타고 미군과 함께 흥남 지역을 탈출한 사건이다. 영화에선 아비규환 속에서 가족과 생이별하고, 배에 오르다가 추락해 바다에 빠져 죽는 장면이 이어졌다. ‘왜 이렇게 결사적으로 북한을 떠나려 했는가’란 의문이 떠올랐다. 김동리는 소설 ‘흥남철수’에서 북한 주민들이 그토록 절박하게 탈출하려 했던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그들은 모두 이 배를 타지 못하면 그대로..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불심검문’의 추억

[만물상] ‘불심검문’의 추억 금원섭 논설위원 금원섭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17 03:18 1980년대엔 대학 안에도 경찰이 상주했다. 대학 밖에서도 경찰이 학생들 앞을 가로막고 수시로 ‘불심검문’을 했다. 학생증을 보여줘도 가방 속까지 샅샅이 뒤졌다. 생리대가 들어있는 손지갑을 털린 여학생은 모욕감에 눈물을 쏟았다. 과잉 검문에 항의하는 학생들은 ‘닭장차’로 불리던 경찰 버스 안으로 끌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21년 8월 15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경찰이 도심 집회를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펜스 앞에서 시민들을 검문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민주화 이후 마구잡이 불심검문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이재용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

[만물상] 이재용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 김태훈 논설위원 김태훈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16 03:18 몇 해 전 방영한 TV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 등장하는 유 대위는 운동으로 수형 생활을 견디는 캐릭터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힌 게 억울해 처음엔 자해 소동을 벌이지만 땀 흘려 운동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교도소가 배경인 ‘프리즌 브레이크’나 ‘쇼생크 탈출’에서도 근육을 단련하고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수감된 이 상당수가 수형의 고통을 누그러뜨리는 활력소로 운동을 꼽는다. ▶교도소에서 정신 근력을 단련하는 이들도 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젊은 시절 무장 혁명론자였다. 쿠바 혁명 성공에 자극받아 백인 정권 타도 투쟁에 뛰어들..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포인트 사기’, 코인대란의 전조?

[만물상] ‘포인트 사기’, 코인대란의 전조? 김홍수 논설위원 김홍수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입력 2021.08.14 03:18 1981년 미국에서 역사에 남을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이 등장했다. 아메리칸항공이 마일리지(mileage) 제도를 처음 선보인 것이다. 항공기 이용 실적에 비례해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공짜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에 활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는 곧 세계 항공사 표준이 됐다. 이후 호텔, 백화점, 카드사 등이 가세하면서 포인트 보상 제도(rewards points)로 진화해갔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결제플랫폼 회사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이 모여 있다./연합뉴스 ▶마일리지는 단골을 확보하는 최고의 수단이지만 회계에선 부채..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김학순 증언과 윤미향 재판

[만물상] 김학순 증언과 윤미향 재판 선우정 논설위원 선우정 논설위원 - 조선일보 뉴스총괄에디터, 사회·국제·주말뉴스부장, 도쿄특파원 뉴스총괄에디터, 사회·국제·주말뉴스부장, 도쿄특파원 www.chosun.com 입력 2021.08.13 03:18 10년여 전 한일 관계에 대한 세미나에서 한국 원로학자가 소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본 측 토론자 몇몇이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때다. “일본군이 마을 처녀를 끌고 간다는 소문이 내가 살던 경상도 시골까지 들려왔다. 아버지는 누이들을 산속 깊숙이 피난시켰다. 마을 여자가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누이를 안고 함께 떨었다. 강제가 아니라면 이 공포의 기억은 무엇인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

만물상 2021.08.19

[만물상] 惡行 중단이 善行? 南北의 희한한 거래

[만물상] 惡行 중단이 善行? 南北의 희한한 거래 안용현 논설위원 안용현 논설위원 - 조선일보 www.chosun.com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때부터 협상 카드로 팔아먹었다. 2008년 CNN 등을 불러 영변 냉각탑을 폭파하는 쇼까지 벌였다. 영변 외 비밀 핵 시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고철 수준인 영변을 ‘쇼룸’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 영변 시설이 김정은·트럼프 회담 때 또 매물로 나왔다. 안보 문외한이던 트럼프도 영변이 고철인 줄은 알았는지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영변 전부가 폐기된다면 북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북은 영변을 또 팔려 할 것이다. 북이 지난달 말 연결한 남북 통신선을 또 차단했다. /조선일보 ..

만물상 2021.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