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874

[분수대] 인지부조화[출처: 중앙일보]

강기헌 산업1팀 기자 이솝 우화의 인기에 비해 이솝의 인지도는 초라할 정도다. 기원전 6세기 무렵에 살았던 그리스인이란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솝에 대해 알려진 건 적지만 인간 본성과 심리를 꿰뚫어 본 통찰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신포도와 여우의 우화가 대표적이다. 굶주렸던 여우는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를 따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실패한다. 발걸음을 돌리며 여우가 하는 말. “저건 분명 신포도 일 거야.” 미국 행동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1919~1989)는 이 우화에 주목한다. 알고 있던 지식과 현실이 다를 때 인간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게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이다. 페스팅거가 초점을 맞춘 건 인지가 아닌 부조화였다. 최종 ..

분수대 2021.01.27

[분수대] 구휼[출처: 중앙일보]

박진석 사회에디터 구휼(救恤) 또는 진휼(賑恤)이라고 불렸던 백성 구제의 역사는 짧지 않다. 최초의 복지제도였던 고구려의 진대법을 필두로 의창·환곡·견감 같은 제도들이 속속 시행됐다. 곡식의 춘대추납, 조세나 요역의 면제 또는 경감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복지 제도가 없던 시절 백성이 기댈 것은 이런 제도를 통해 내려지는 나라님의 은전뿐이었다. 임금 역시 애민혜휼(愛民惠恤)을 왕자(王者)의 도리로 여겼다. 흉년에 백성을 구휼하는 정사를 황정(荒政)이라 따로 이르면서 각별히 챙겼다. 조선 시대 선조는 임진왜란 때 피난길에서 돌아온 직후 자신 몫의 양식 절반을 다섯 곳의 진장(賑場·임시구호소)에 보내도록 했다. 영조가 흥화문에 거지 100여명을 불러놓고 죽을 쑤어 먹였다는 일화도 있다. 임금의 도리는 곧 신..

분수대 2021.01.27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77] ‘일사불란’과 ‘일사분란’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77] ‘일사불란’과 ‘일사분란’ 최원국 기자 choi-wongook 기자페이지 - 조선일보 기자 페이지 사회정책부 교육팀에서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사회정책부 교육팀에서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www.chosun.com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 입력 2021.01.27 03:00 /그림=정서용 *국립중앙의료원 찾은 총리 “코로나 환자 분류, 병상 확보 등 (일사분란/일사불란)하게 관리해야” 인터넷에 있는 한 기사 제목입니다. 위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맞는 표현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일사불란’입니다. 일사불란(一絲不亂)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 오라기 실도 엉키지 아니함’이란 뜻입니다. 즉 ‘질서나 체계 ..

분수대 2021.01.27

[신문은 선생님] [법학에세이] 5만여명 희생된 비극… 마녀로 찍히면 살아남기 어려웠죠

마녀재판 최원국 기자 choi-wongook 기자페이지 - 조선일보 기자 페이지 사회정책부 교육팀에서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사회정책부 교육팀에서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www.chosun.com 곽한영·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입력 2021.01.27 03:00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면 법에 따른 재판을 받아 유무죄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종교와 정치가 구분되지 않았던 중세 사회에선 신의 뜻을 담은 책인 경전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절대적인 법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경전의 내용은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엔 모호한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경전을 해석하지 않고 재판정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 ..

분수대 2021.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