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두 해 전 연암 박지원의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현장을 보러 밀운현(密雲縣) 구도하진(九渡河鎭)을 물어물어 찾은 적이 있다. 하룻밤에 아홉 번 황하를 건넜다길래 잔뜩 기대하고 갔더니 고작 폭이 20~30m 남짓한 구불구불 이어진 하천이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연암의 허풍에 깜빡 속았다. 하천을 끼고 난 도로로는 1도(渡)에서 9도까지 1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때는 길이 없었을 테니 굽은 물길을 따라 몇 차례쯤 물을 건넜겠는데, 아홉 번은 아무래도 풍이 심했다. 캄캄한 밤중에 강을 건널 때 물이 말의 배 위로 차오르다가 말의 발이 허공에 매달리기도 하니, 자칫 굴러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왜 없었겠는가? 간신히 강을 건너자 누가 말했다. "옛날에 위태로운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