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別曲 223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 皇帝와 順民

/신화 연합뉴스 2300여년 전 전국(戰國)시대 말기, 법가의 싹을 틔운 중국 정치가 상앙(商鞅·B.C. 390~B.C. 338)은 진(秦)에서 개혁을 주도했다. 그가 다진 토대로 진나라는 중국 전역을 통일하는 대업을 이룬다. 상앙이 남겼다는 '상군서(商君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백성이 싫어하는 일을 정치가 행하면 백성이 약해지고, 백성이 좋아하는 일을 정치가 행하면 백성이 강해진다.' 이어 그가 도출한 결론은 이렇다. '백성이 약해지면 나라는 강해지고, 백성이 강해지면 나라는 약해진다(民弱國强, 民强國弱)'이다. 상앙의 사고에서 두드러지는 이른바 '약민(弱民)'의 주장이다. 가능한 한 백성의 힘을 빼놔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논리다. 백성을 물, 임금을 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순자(荀子)가 그렇다...

차이나別曲 2020.08.0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 대륙의 虛實

무실(務實)이라는 말이 있다. "실질(實)에 힘쓰라(務)"는 주문이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중국인은 반대의 조어, 무허(務虛)라는 말을 잘 쓴다. 아예 '무허 회의'라는 말도 만들었다. 중국으로서는 1978년이 매우 중요했다. 복권에 성공한 덩샤오핑(鄧小平·사진)이 11기 3중전회(中全會·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의 약칭)에서 개혁·개방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3월 덩의 주재로 회의가 하나 열렸다. 향후 중국의 이념적 행보를 다뤄 '무허'라는 명칭을 얻은 회의다. 단어를 글자 그대로 풀면 이상하다. 허망함에 힘을 쏟으라고? '무실'의 대척점에 놓였다고 보면 그렇게 풀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보완의 관계라면 풀이가 달라진다. 개혁·개방을 결정한 덩샤오핑에게는 큰 장애가 생겼다. 자유화의 바람이 ..

차이나別曲 2020.08.01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 皇帝와 붉은 자본가

마윈(馬雲)은 중국 최고의 기업인이다. 전자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창업자다. 1999년 창업해 지난해 말 재산은 2555억3000만위안(약 42조4179억원)이다. 보유 재산으로는 중국 3위지만 지명도에서는 으뜸이다. 그래서 마윈은 늘 화제다. 요즘 두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그는 '기업가 설맞이 모임(商界春晩·사진)'에서 노래 실력을 뽐냈다. 인민해방군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반동파를 없애 세상을 바꾸자(要消滅反動派改地換天)"는 내용의 1960년대 문화대혁명 시절 중국식 오페라 노래를 불렀다. 공산당의 '코드'에 맞추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11월 11일, 우리식 '빼빼로 데이'인 광군제(光棍節)에 그가 만든 단편 무술 영화 제목은 '공수도(功守道)'다..

차이나別曲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