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城)은 예로부터 중국인들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는 장치였다. 안에는 정사를 논의하는 조정(朝廷)이 있고, 일반인 동네 여염(閭閻)이 있었다. 성이 외부와 이어지는 곳은 교(郊)다. 따라서 성 주변은 교외(郊外)다.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은 야(野)다. 때로는 비(鄙)로도 적었다. 둘을 합치면 야비(野鄙)다. 우리도 잘 쓰는 '야비하다'의 그 단어다. 퍽 나쁜 뜻이어서 성 안팎의 아주 다른 위상을 실감케 한다. 요즘도 도시 외곽에 사는 중국인은 자신의 경우를 '성외(城外)'라고 부른다. 도시인은 제 처지를 '성리(城裡)'라고 한다. 성의 안과 밖을 집요하게 구별하는 시선이다. 중국 도시의 성은 거의 없어졌다. 1949년 중국의 건국과 함께 벌어진 현상이다. 그러나 요즘도 여전히 도시에 적(籍)을 뒀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