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致知는 在格物하니라
앎을 이룸은 격물에 있느니라.
注)格은 來也요 物은 猶事也라 其知於善深則來善物하고 其知於惡深則來惡物하니 言事緣人所好來也니라 此致或爲至라
격(格)은 옴이고, 물(物)은 일과 같으니라. 그 선을 깊이 알면 선한 일이 오고, 그 악을 깊이 알면 악한 일이 오니, 일은 사람이 좋아하는 바에 인연하여 옴을 말함이라. 여기의 치(致)는 혹 지(至)가 되니라.
疏) 致知在格物此經는 明初以致知積漸而大至明德이라 前經은 從盛以本初하고 此經은 從初以至盛하니 上下相結也라 致知在格物者는 言若能學習招致所知라 格은 來也라 己有所知則能在於來物하니 若知善深則來善物하고 知惡深則來惡物하니 言善事는 隨人行善而來應之하고 惡事는 隨人行惡亦來應之하니 言善惡之來緣人所好也라
앎을 이룸이 격물에 있다는 이 경문은 처음부터 치지를 점점 쌓아서 크게는 명덕에 이름을 밝힘이라. 앞의 경문은 성함부터 하여 처음을 근본으로 했고, 이 경문은 처음부터 하여 성함에 이르렀으니 상하가 서로 엮임이라. 앎을 이룸이 격물에 있다는 것은 능히 배우고 익혀서 아는 바를 불러서 이르게 함과 같다는 말이라. 격(格)은 옴이라. 내가 아는 바가 있다면 능히 물건을 오게 함에 있으니, 선을 깊이 알면 선한 물건이 오고, 악을 깊이 알면 악한 물건이 오는 것과 같으니, 착한 일은 사람이 선을 행함면 따라서 와서 응하고, 악한 일은 사람이 악을 행하면 따라서 또한 와서 응하니, 선악은 사람이 좋아하는 바에 인연하여 옴을 말함이라.
04 物格而后에 知至하고 知至而后에 意誠하고 意誠而后에 心正하고 心正而后에 身修하고 身修而后에 家齊하고 家齊而后에 國治하고 國治而后에 天下平이니라 自天子以至於庶人히 壹是皆以修身爲本이니라 其本亂而末治者否矣며 其所厚者薄이오 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니 此謂知本이오 此謂知之至也니라
물건이 온 뒤에 앎이 이르고, 앎이 이른 뒤에 뜻이 정성스럽고, 뜻이 정성스러운 뒤에 마음이 바루어지고, 마음이 바루어진 뒤에 몸이 닦이고, 몸이 닦인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평안해지니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게 다 수신으로 근본을 삼아야 하니라. 그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려지는 것은 없으며, 그 후해야 할 바에 박하고,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한 이는 있지 아니하니, 이는 근본을 앎을 이르고, 이는 앎의 지극함을 이르니라.
注)壹是는 專行是也라
일시(壹是)는 오로지 이를 행함이라.
疏)物格而后知至者는 物旣來則知其善惡所至니라 善事來則知其至於善하고 若惡事來則知其至於惡이니 旣能知至則行善하고 不行惡也라 知至而后意誠은 旣能知至則意念精誠也라 意誠而后心正者는 意能精誠이라 故로 能心正也라 國治而后天下平者는 則上明明德於天下하니 是以로 自天子至庶人이 皆然也라 壹是皆以修身爲本者는 言上從天子로 下至庶人히 貴賤雖異나 所行此者 專壹以修身爲本이라 上言誠意正心齊家治國하고 今此獨云修身爲本者는 細別雖異나 其大略은 皆是修身也라
물건이 온 뒤에 앎이 이른다는 것은 물건이 이미 왔다면 그 선악이 이른 바를 앎이라. 선한 일이 왔다면 그 선에 이르렀음을 알고, 악한 일이 왔다면 그 악함에 이르렀음을 아니, 이미 능히 이름을 안다면,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으리라. 앎이 이른 뒤에 뜻이 성실함은 이미 능히 앎이 이르렀다면 뜻과 생각이 정성스러우니라. 뜻이 정성스러운 뒤에 마음이 바르다는 것은 뜻이 능히 정성스러우므로 능히 마음이 바루어짐이라.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평안하다는 것은 위에서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니 이로써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다 그러하니라. 모두가 다 수신으로 근본을 삼는다는 것은 위로 천자로부터 아래로 서인에 이르기까지 귀천이 비록 다르나 이를 행하는 바는 한결 같게 수신으로 근본을 삼음이라. 위에서는 성의정심제가치국을 말하고, 이제 여기서는 다만 수신이 근본이 된다고 한 것은 자세히 구별하면 비록 다르나 그 대략은 다 이 수신이라.
其本亂而末治者否矣니 本亂은 謂身不修也요 末治는 謂國家治也니 言己身旣不修而望家國治者否矣라 否不也니 言不有此事也라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未之有也者는 此覆說本亂而末治否矣之事也라 譬若與人交接은 應須敦厚以加於人한대 今所厚之處에 乃以輕薄은 謂以輕薄으로 待彼人也라 其所薄者에 厚는 謂己旣與彼輕薄하고 欲望所薄之處以厚重報己하니 未有此事也니라 言己以厚施人하면 人亦厚以報己也요 若己輕薄施人하면 人亦輕薄報己니 言事厚之與薄라 皆以身爲本也일새니 此謂知本이오 此謂知之至也者라 本은 謂身也라 旣以身爲本은 若能自知其身이니 是知本也요 是知之至極也라
그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려지는 것은 없으니, 근본이 어지러움은 몸이 닦이지 못함을 이르고, 끝이 다스려짐은 국가가 다스려짐을 이름이니, 몸을 애초부터 닦지 않고 나라가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자는 없다는 말이라. 부(否)는 불(不)이니, 이런 일이 있지 않다는 말이라. 그 후해야 할 바에 박하고,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함은 있지 않다는 것은 이는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려짐은 없다는 일을 거듭 설명함이라. 비유컨대 다른 사람과 사귐은 모름지기 돈후함으로 응하여 다른 사람에게 더해져야 하는데, 이제 후해야 할 곳에 경박함으로 한다는 것은 경박함으로 저 사람을 대하는 것이라.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하다는 것은 내가 이미 저에게 경박함으로 주고 박하게 한 곳으로 나에게 후중하게 해주기를 바라니, 이런 일은 있지 않느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후하게 베풀면 다른 사람 또한 나에게 보답하기를 후하게 하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경박하게 베풀면 다른 사람 또한 나에게 경박하게 보답한다는 말이니, 섬기기를 후하게 해야 하는데 박하게 준다는 말이라. 다 몸으로 근본을 삼는 까닭이니, 이것이 근본을 안다는 말이고, 이것이 앎의 지극함을 말함이라. 본(本)은 몸을 이름이라. 이미 몸으로 근본을 삼았음은 능히 스스로 그 몸을 앎과 같으니, 이것이 근본을 앎이고, 이것이 앎의 지극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