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속 한자이야기]<106>溫故知新(온고지신)
儒林(515)에는 ‘溫故知新’(익힐 온/예 고/알 지/새 신)이 나오는데,‘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溫’자는 중국 귀주성(貴州省)에 있는 강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假借(가차)하여 ‘따듯하다’는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用例(용례)에는 ‘溫習(온습:이미 익힌 것을 다시 익힘),溫柔敦厚(온유돈후: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인정이 두터움),溫情(온정:따듯한 마음)’ 등이 있다.
‘故’는 본래의 뜻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故의 의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온 이야기’라는 주장에서부터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故에는 ‘일부러, 죽다, 본래, 오래되다, 까닭, 친구’와 같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用例로는 ‘故事(고사:유래가 있는 옛날의 일),故意(고의:일부러 하는 생각이나 태도),變故(변고:갑작스러운 재앙이나 사고)’ 등을 들 수 있다.
‘知’자는 ‘안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인데, 이직도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定說(정설)은 없다.用例에는 ‘未知(미지:아직 알지 못함),安分知足(안분지족: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앎),知己(지기:자기의 속마음을 참되게 알아주는 친구)’ 등이 있다.
‘新’자는 ‘辛’(매울 신)을 音符(음부)로 하고 ‘斤’(도끼 근)이 意符(의부)인데, 본래 뜻은 ‘땔감’이었다. 점차 글자의 형태는 없고 發音(발음)만 존재하던 ‘새롭다’라는 觀念(관념)으로 借用(차용)되면서 본래의 뜻인 ‘땔감’은 ‘薪’자로 대신하였다.‘新規(신규:새로운 규칙이나 규정. 새로이 하는 일),革新(혁신: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등에 쓰인다.
論語(논어) 爲政(위정)편에는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는 句節(구절)이 있다.朱子(주자)에 따르면, 이 말은 ‘예전에 들은 것을 익혀서 매일 마음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이때 옛것이나 새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過程(과정)을 무시한 채 結果(결과)에만 執着(집착)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왕충(王充)은 ‘옛일만 알고 오늘을 모르는 것을 육지에서 빠져 죽는 것이요, 오늘만 알고 옛일을 모르는 것을 대낮에도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警戒(경계)하였다.
實學(실학)의 대가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이른바 ‘法古創新(법고창신)’의 이념을 강조한 것 역시 같은 脈絡(맥락)이다. 옛것의 단순한 模倣(모방)과 保存(보존)도 잘못이며 새것을 위해 常道(상도)를 무시하는 破格(파격) 행위도 문제다. 진정한 創意力(창의력)은 옛것을 본받으면서도 융통성이 있고 새것을 만들면서도 古典(고전)에 근거를 둘 때 가능한 것이다(法古者病泥跡 創新者患不經 苟能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 전쟁터에서도 말 위에서 책을 읽었다는 나폴레옹,世紀(세기)의 科學者(과학자) 뉴턴,發明王(발명왕) 에디슨,21세기형 영웅 빌 게이츠. 이들은 한 시대를 선도한 사람인 동시에 열렬한 讀書狂(독서광)이었다.創意力(창의력)과 思考力(사고력)의 伸張(신장)이 우리 교육의 관건인 만큼 古典(고전)에 대한 覺醒(각성)이 있어야겠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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