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유림) 한자이야기

[儒林 속 한자이야기] <96>絶長補短(절장보단)

bindol 2020. 9. 13. 05:45

[儒林 속 한자이야기] <96>絶長補短(절장보단)

 

 

儒林 (464)에는 ‘긴 것을 잘라 짧은 것을 보충’한다는 뜻의 ‘絶長補短’(끊을 절/긴 장/기울 보/짧을 단)이 나오는데,‘長點(장점)이나 넉넉한 것으로 短點(단점)이나 부족한 것을 補充(보충)함’을 뜻한다.

‘絶’은 ‘무릎을 꿇고 앉아 바느질을 하는 아낙네가 칼을 들고 실을 끊는 모습’을 나타냈고, 여기서 ‘끊다’라는 뜻이 나왔다.用例(용례)에는 ‘杜絶(두절:통이나 통신 따위가 막히거나 끊어짐),謝絶(사절:요구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양하여 물리침)’ 등이 있다.

‘長’자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노인이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려 ‘길다’라는 뜻을 나타냈다.‘웃어른’‘우두머리’‘자라다’같은 뜻으로도 쓰인다.‘長物(장물:불필요한 물건, 또는 남는 물건),長蛇陳(장사진: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길게 늘어선 모양을 이르는 말)’등에 쓰인다.

‘補’자는 ‘깁다’라는 뜻을 나타냈고, 후에 ‘채우다’‘메우다’같은 뜻이 파생됐다.用例로는 ‘補强(보강:보태거나 채워서 본디보다 더 튼튼하게 함),補塡(보전:부족한 부분을 보태어 채움)’등이 있다.

‘短’자는 ‘矢´(화살 시)와 ‘豆´(제기 두)로 구성된 글자로,‘화살의 길이나 祭器(제기)의 높이만큼 길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다. 후대에 ‘짧다’‘모자라다’ 등의 뜻이 派生하였다. 용례에는 ‘高枕短眠(고침단면: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자지 못한다는 말),短見(단견:천박한 소견),取長舍短(취장사단: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림)’등이 있다.

文公(등문공)이 世子(세자) 시절,楚(초)나라로 가는 길에 宋(송)나라에 머물고 있던 孟子(맹자)를 찾아 신세 恨歎(한탄)을 하였다. 맹자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누구나 聖人(성인)이 될 수 있다는 原論的(원론적) 立場(입장)을 표명하였다.孟子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문공은 公務(공무) 수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孟子를 만났다. 문공의 質問(질문)에 성간, 안연, 공명의를 예로 들면서 ‘나라는 (국토의)긴 곳을 잘라 짧은 곳을 보충(絶長補短)하면 사방 50리가 되니, 그만하면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戰國策(전국책)에는 초양왕(楚襄王)에게 목숨을 걸고 直言(직언)한 장신(莊辛)의 이야기가 전한다. 양왕은 간신배의 帳幕(장막)에 가려 國政(국정)을 소홀히 한다면 곧 患亂(환란)에 처할 것임을 警告(경고)하였다. 장신의 忠言(충언)은 默殺(묵살)되고 망령든 늙은이 取扱(취급)을 받아 趙(조)나라로 내쳐졌다. 얼마 되지 않아 楚나라는 秦(진)나라의 侵攻(침공)으로 窮地(궁지)에 몰렸다. 이때서야 장신을 찾아 難局(난국) 打開(타개)方案(방안)을 諮問(자문)하였다.

“양을 잃고서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듣건대, 옛날의 湯(탕)·武(무)는 백리의 땅으로 創業(창업)하였으나 桀(걸)·紂(주)는 천하를 소유하고도 멸망하였습니다. 지금 楚나라의 國勢(국세)가 약하다고는 하나 긴 곳을 잘라 짧은 것을 잇도록 하면(絶長續短:절장속단) 아직도 수천리의 땅이 남았으니 어찌 湯·武의 백리에 견줄 수 있겠습니까?” 一時的(일시적)으로 곤경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長點이 더 많은 만큼, 이를 잘 活用(활용)하면 轉禍爲福(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主張(주장)이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