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女慕貞烈하고 男效才良이라

bindol 2020. 11. 11. 09:40

女慕貞烈하고 男效才良이라

 

[41] 女慕貞烈하고 : 여자는 정렬을 사모하고

[42] 男效才良이라 : 남자는 재주와 어짊을 본받아야 한다.

(계집 녀) (사모할 모) (곧을 정) (매울 렬)

(사내 남) (본받을 효) (재주 재, 바탕 재) (좋을 량, 어질 량)

 

[41] 女慕貞烈하고 : 여자는 정렬을 사모하고

此下言不敢毁傷之道女子其志貞하고 其行烈然後可以不辱其身이라 有如此者則必慕之也

이 이하는 감히 몸을 훼상하지 않는 를 말한 것이다. 여자는 그 뜻이 바르고 그 행실이 강직한 뒤에야 그 몸을 욕되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사모하는 것이다.

 

[42] 男效才良이라 : 남자는 재주와 어짊을 본받아야 한다.

男子才智優하고 忠良著然後可以成立이라 有如此者則必效之也知此二句則可以事親矣리라

남자는 재주와 지혜가 뛰어나고 忠良이 드러난 뒤에야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본받는 것이다. 이 두 구를 알면 어버이를 잘 섬길 수 있을 것이다.

 

[해설]

여모정렬은 안짝이고 남효재량은 바깥짝으로 옛날의 남녀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자는 정조와 열렬함(貞烈)을 사모해야 하는데, 한 지아비를 섬겨야 한다는 일부종사(一夫從事), 어려서는 부모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지아비를 따르고 늙어서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조선조 유가의 부덕(婦德)과 관련한 삼종지의(三從之義)니 하는 말과도 관계있는 구절이다.

반면 남자는 재주와 어짊(才良)을 본받아야 하는데, 사내가 되어 재주가 없고 불량하면 아무데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옛날 가부장 사회에서 사내가 세상에 나가 정치도 하고 직책을 갖고 했는데 재주 없는 무딘 사내라면 안 되고 또 어질어야 되는데 그러하지 못하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앞의 [37]구부터 [40]구에 뒤이은 문구로 남녀의 이런 법도를 잘 알아 수행하면 어버이께 능히 효도를 다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참조1] 에 대해

(뚫을 곤)의 오른편 중간에다 (점 주)를 찍어서 상하(천지)의 이치를 꿰뚫어 그 중간의 법도를 취함을 말하고 있다. 사물의 근본이치를 바르게 알아서 중도(中道)를 잡는 이른바 윤집궐중(允執厥中 : 미덥게 그 중을 잡음)은 만고불역(萬古不易)의 법도이다. 우리말 중 '복판'은 한가운데 중심을 의미하는데 여기의 (돌아올 복), (배 복), (복토 복)의 음과 뜻이 서로 통한다.

은 사물의 동정변화에 따른 인간의 길흉화복을 미리 알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글자가 이다. ()을 기준으로 보면, (지날 과)하고 不及 未及한 것이다. 은 강건하여 힘이 과도하므로 하여 위로 오르고() 은 유순하여 힘이 부족하므로 하여 아래로 내리는 성질이 있으므로() 옛날부터 사람들은 하늘을, 양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고 땅을, 음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았다.

처한 자리로 보면 은 앞으로 나아가 위에 자리하는 것이고(), 는 밑으로 내려와 아래에 자리하는 것이며(退), 은 과녁의 한복판을 꿰뚫듯이 중심을 잡아 그 위치 그대로 지키는 것이다.

 

[참조2] 四德으로 본

은 하늘의 네 가지 덕인 元亨利貞 중 하나이다. 은 봄의 덕이고 은 여름의 덕이고 는 가을의 덕이며 은 겨울의 덕으로 일컫는다. 이 하늘의 元亨利貞(形而上)에 힘입어 땅에서는 낳고 기르고 거두고 갈무리하는 네 가지 生長收藏(形而下)의 작용을 하게 된다. 수확물을 겨울철에 저장하는 뜻이 에 담겨있는 연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어두운 밤을 지키지 아니하면 밝은 아침이 올 수 없고 추운 겨울을 견디지 않으면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없는 것처럼 바름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써 제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면 새로운 과정이 결코 올 수 없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바름을 굳게 지키는 덕이 그 밑뿌리이자 줄기가 되는 것이다.

주역 건괘 문언전에 '일의 줄기(事之幹也)'라 하고, 貞固한 것이 '족히 일을 주장한다(足以幹事)'고 하였으며, 계사하전 제1장에 '길흉은 정히 이기는 것이니(吉凶者貞勝者也), 천지의 도는 정히 보는 것이요(天地之道貞觀者也), 일월의 도는 정히 밝은 것이요(日月之道貞明者也), 천하의 움직임은 정히 무릇 하나에 달려 있는 것이다(天下之動貞夫一者也)'라고 하여, 의 중요성을 지극히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