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信使可覆하고 [48] 器欲難量이라
[47] 信使可覆하고 ; 약속은 실천할 수 있게 하고
[48] 器欲難量이라 ;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게 하고자 한다.
信(믿을 신) 使(하여금 사, 부릴 사) 可(옳을 가) 覆(회복할 복, 덮을 복)
器(그릇 기) 欲(하고자 할 욕) 難(어려울 난) 量(헤아릴 량)
[47] 信使可覆하고 ; 약속은 실천할 수 있게 하고
有子曰 信近於義면 言可復(覆)也라하니 言約信而其事合宜면 則其言可踐也라
有子가 말하였다. “信(약속)이 義에 가까우면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다.”하였으니, 약속을 할 때에 그 일이 마땅함에 합하면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48] 器欲難量이라 ;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게 하고자 한다.
器有大小하니 斗筲는 固無論이요 江河亦有涯하니 必與天地同然後에 難於測量이라 知此二句면 則可以應物矣리라
그릇에는 크고 작음이 있으니, 斗와 筲(한말두되들이)는 진실로 말할 것이 없고, 江河의 넓음도 또한 끝이 있으나, <사람의 器局은> 반드시 천지와 같게 한 뒤에야 측량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두 句를 알면 사물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
[47]구는 안짝이고 [48]구는 바깥짝이다. 信使可覆은 믿음으로 하여금 가히 반복하게 한다는 뜻인데 覆은 復(회복할 복)과 통하는 글자이므로 신용과 신의를 지켜서 언제고 다시 믿음이 반복되어 돌아오게 하라는 말이다. 또한 '사람 인(亻)'변에 '말씀 언(言)'을 한 글자인 '믿을 신(信)'은 사람이 말과 같이 하라는 뜻으로 말만 내뱉고 말과 같이 행동을 하지 않으면 미덥지 못함을 지적한 글자이다. 믿음이 반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곧 믿음이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말이 실천에 옮겨져서 그대로 회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릇은 사람의 器局(기국), 자기의 局量(국량)이다. 器欲難量은 그릇은 헤아리기 어렵게 하고자 한다는 뜻인데, 사람의 생긴 기국이라는 것이 좁아터져서 어디에 내놓지 못할 정도라면 아무런 국량이 없는 것이다. 저 굴 속에 들어있는 뱀이 몇 자 몇 치인지 전혀 모르듯이, 말만 앞세우거나 하찮은 일로 성질을 내거나 하지 말고 깊숙이 헤아릴 수 없는 그런 기국과 국량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믿음(信)과 기국(器), 하여금(使)과 하고자 한다(欲), 가하다(可)와 어렵다(難), 반복한다(覆)와 헤아리다(量)가 모두 대가 된다.
믿음은 내적인 信念과 自信, 외적인 信義와 信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주체적인 신념이 없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으면 스스로 설 수 없고, 남들에게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신용을 잃으면 더불어 함께 일을 꾀할 수 없다.
[참조1]
사람의 다섯 가지 덕성(五德 또는 五常)을 仁義禮智信이라고 하는데 그 중심에 해당하는 덕성이 바로 信이다. 천지자연의 水火木金土 五行으로 설명하면 봄에 속하는 동방목은 仁, 여름에 속하는 남방화는 禮, 가을에 속하는 서방금은 義, 겨울에 속하는 북방수는 智에 해당하며, 사방의 수화목금을 조절 중재하는 중심인 중앙토가 곧 信에 해당한다.
[참조2]
옳고 그름을 是非(시비)라 하는데 어떤 일의 시비에 대해 찬반을 가릴 때에는 可否(가부)로써 표현한다. 否는 본래 입구멍이 막혀 비색(否塞)한 것을 의미하지만 '아니라고 말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막힐 비, 아니 부).
否의 위는 不(아니 불)로서 나무(木)의 줄기 윗부분을 끊어놓은 모습이기도 하다. 즉 나무가 더 자라지 못하는 상태가 不인데 그 아래에 口를 더해서 말문이 막힘을 나타내고 있다. 도리에 어긋나고 바르지 못한 말을 할 경우 자연 말문이 꽉 막히기 마련이다.
[참조3]
주역의 괘로서는 땅속에 밝은 해가 들어있듯이 밝음이 상하여 큰 어려움을 겪는 地火明夷를 難에 견줄 수 있는데, 初九 효사에 마침 '明夷에 垂其翼이라(밝음이 상함에 그 날개를 드리운다)'고 하였다. 명이괘의 괘사에 이른 '利艱貞(어렵게 바름을 지킴이 이롭다)'과 단전에 이른 '以蒙大難(큰 어려움을 겪는다)'은 艱難辛苦(간난신고)의 어려운 과정을 의미한다.
量의 위는 曰(가로 왈)이고 아래는 重(무거울 중, 거듭 중)을 변형한 형태로서 물건을 달아 몇 냥 몇 근 등을 헤아려 중량(무게)을 정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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