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墨悲絲染하고 [50] 詩讚羔羊이라
[49] 墨悲絲染하고 : 묵자는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슬퍼하였고
[50] 詩讚羔羊이라 : 시(詩)는 고양편(羔羊篇)을 찬미하였다
墨(먹 묵) 悲(슬플 비) 絲(실 사) 染(물들일 염)
詩(글 시) 讚(기릴 찬) 羔(염소 고) 羊(양 양)
[49] 墨悲絲染하고 : 묵자는 실이 물드는 것을 보고 슬퍼하였고
墨은 墨翟也라 翟은 見染絲而悲하니 謂人性本善이로되 誘於習染而爲不善하니 如絲本白而今黑이면 不可復白也라
墨은 墨翟이다. 墨翟은 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슬퍼하였으니, 사람의 性은 본래 선하나 습관과 물듦에 이끌려 不善을 한다. 이는 실이 본래는 희나 이제 검어지면 다시는 희어질 수 없음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50] 詩讚羔羊이라 : 시(詩)는 고양편(羔羊篇)을 찬미하였다
羔羊은 詩召南篇名이니 美南國大夫被文王化而節儉正直이라 此二句는 言人性易移하여 可惡可善也라
고양은 「詩經」소남(召南)의 편명이니, 남국의 대부가 문왕의 교화를 입어 절검하고 정직함을 찬미한 것이다. 이 두 구는 인성은 바뀌기 쉬워 악해질 수도 있고 선해질 수 도 있음을 말한 것이다.
[해설]
墨子(BC470?∼390?)는 중국 戰國시대의 사람인 묵가의 시조인 墨翟(묵적)을 가리키기거나 그가 쓴 책명을 일컫기도 한다. 墨이 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래 墨은 墨刑(이마에 入墨을 하는 형벌)을 일컫는 말로 노역을 숭상한 그의 학풍이 마치 천한 일에 종사하는 형도(刑徒)나 노예와 같다고 해서 당시 儒家의 상층 귀족이 붙인 별명이다. 하층 서민을 대표한 그는 이를 오히려 자랑으로 여겨 자기네 학파의 호칭으로 삼았다. 신분은 당시 최하층인 工人인데 그런 관계로 성이 전해지지 않았다. 노나라에서 태어났고 송나라를 섬겼다고 한다. 경력은 거의 미상이다.
봉건적 사회체제의 해체 과정에서 당시 각 나라는 국내적으로는 중앙집권적 전제화, 대외적으로는 전쟁에 의한 대국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 것에 반대했던 그는, 예로부터 군주 귀족에게 예속되어 있었던 직능씨족(職能氏族)을 길드적 공인집단으로 완성시켜 그 최고 지도자로서 겸애(兼愛 : 相互愛의 보편화)와 비공(非攻 : 反戰平和) 실현을 위해 왕후 귀족을 설득하고, 침략 당하는 나라를 돕는 성곽수어(城郭守禦)와 같은 실천 활동을 지도했다. 그러나 정의의 전쟁을 옹호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秦의 군사팽창노선에 의한 천하통일을 지지한 것이다.
墨悲絲染은 이러한 묵자의 兼愛와 非攻 사상을 함축한 구절로, 사람의 性은 본래 善하나 습관과 주변 환경에 이끌려 不善을 하는데 그 예로 실이 본래는 희나 한번 검어지면 다시는 하얘질 수 없음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詩讚羔羊에서 詩는 詩經을 일컫는다. 시경은 사서삼경의 하나로 지금부터 2,500년 전 내지는 3,000년 전, 4∼500년 동안 중국에서 노래 불리워진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사대부들의 시가(詩歌) 및 신을 제사지내는 송가(頌歌) 3백편을 공자가 편집한 책이다. 시경을 삼경의 하나로 꼽는 이유는 詩가 사람들의 성정(性情)을 순화시키어 이 세상을 살기 좋은 평화세계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德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려는 왕도정치에서는 강요나 인위적인 법령보다는 이러한 시야말로 덕을 통한 교화를 이룩하는 가장 좋은 통치수단으로 보았다.
시라고 해서 모든 시가 왕도정치를 행하는데 효용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공자가 말했듯이 '생각에 사악함이 없는 것, 즐거우면서도 음란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시'들이야말로 덕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는 데 가장 효용이 큰 것이다. 즉 순박한 옛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을 노래한 시들이야말로 후인들의 마음과 감정에 훌륭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기에 공자는 시경을 편찬하고, 덕치주의를 이루기 위한 교과서로 삼았던 것이다.
위의 구절에서는 시경 가운데에서도 '소남(召南)'에 나오는 羔羊篇을 찬미하고 있는데, 그것은 소남이라는 나라가 文王의 정치에 교화되어 벼슬하는 사람들이 모두 절약하고 검소하며 정직하여 덕이 염소나 양과 같은 태평성세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 나라 관리들이 입었던 갖옷은 가죽과 가죽을 잇대고 꿰맨 옷 솔기를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하여 흰 실을 꼬아 그 위에 대고 꿰맸다고 한다. 羔羊이란 시는 그런 옷을 입고 유유하게 퇴근하는 관리들의 모습을 노래했다.
여기서 墨悲絲染은 안짝이고 詩讚羔羊은 바깥짝의 글귀로, 墨悲와 詩讚, 絲染과 羔羊은 서로 대구(對句)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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