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61] 資父事君하니 [62] 曰嚴與敬이라

bindol 2020. 11. 12. 08:56

[61] 資父事君하니 [62] 曰嚴與敬이라

 

[61] 資父事君하니 : 부모 섬김을 바탕으로 하여 임금을 섬기니

[62] 曰嚴與敬이라 : 가로대 엄숙함과 공경함이라.

(자뢰할 자, 바탕 자) (아비 부) (일 사, 섬길 사) (임금 군, 그대 군)

(가로 왈) (엄할 엄) (더불 여, 또 여) (공경 경)

 

[61] 資父事君하니 : 부모 섬김을 바탕으로 하여 임금을 섬기니

孝敬曰 資於事父하여 以事君이라하니 言推事父之道하여 以事君也

효경에 이르기를 부모 섬기는 것을 자뢰(資賴:이용)하여 군주를 섬긴다.”하였으니,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미루어 군주를 섬김을 말한 것이다.

 

[62] 曰嚴與敬이라 : 가로대 엄숙함과 공경함이라.

事父之孝事君之忠各有攸當하니 竝著下文이어니와 而若其嚴莊敬恭之體則事父事君本自一致也

부모를 섬기는 와 군주를 섬기는 은 각기 마땅한 곳이 있으니, 이는 모두 아랫 글에 나타나 있거니와 엄장하고 경공하는 체로 말하면 부모를 섬김과 군주를 섬김이 본래 한 이치인 것이다.

 

[해설]

아버지[]는 자식의 근본이시니[] 마땅히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성심을 다해 섬길 것이며[] 임금[]을 섬기는 일 또한 아버지를 섬기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른바[] 아버지와 임금을 섬길 때는 엄숙함[]과 더불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공경심[]으로 효도와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資於事父 以事君而敬同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과 임금을 섬기는 마음은 공경함에 있어 같은 것이다.

忠臣以事其君 孝子以事其親 其本一也

충신이 그 임금을 섬기는 것과 효자가 그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그 근본이 하나인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민권(民權)의식이 발달하지 못한 가부장적 전제군주 시절에는 위계질서를 소중히 여겼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모에 효도하는 것이 곧 인군(人君)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보았다. 대학에서도 '孝者所以事君也‘(효라는 것은 인군을 섬기는 바)라고 한데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이것은 윗사람이 즉 인군이 인군답게 처신할 때만이 진실로 백성들에게 섬김을 받을 수 있다. '위에서 늙은이를 늙은이로 섬기면 백성들이 효에 일어나고, 위에서 어른을 어른으로 모시면 백성들이 (공순할 제)에 일어나며, 위에서 외로운 이를 불쌍히 여기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아니한다(老老而民興孝하며 長長而民興弟하며 恤孤而民不倍하나니)'고 하였다.

위의 두 구절 즉, 資父事君曰嚴與敬은 서로 안짝과 바깥짝이 되고 은 아버지와 인군이 아랫사람에게 대해야 할 엄숙한 모습이고, 은 자식과 신하가 지녀야 할 윗사람에 대한 공경하는 태도를 말한다.

 

[참고1] (자뢰할 자, 바탕 자)

밑천으로 재물()이 있어야 다음 일(: 버금 차)을 할 수 있다는 뜻에서 '밑천으로 삼는다(資賴, 자뢰)'에서 '바탕' '재물'의 의미가 담겨지게 되었다. 를 사람이 하품하는 모습으로 보면 재물이 든든해야 평안히 쉴 수 있다는 뜻에서 위의 의미뿐만 아니라 '자리'의 뜻도 나온다.

 

[참고2] (공경 경)

왼쪽의 는 본래 풀을 뜻했는데 지금은 '진실로 구', '겨우 구'라는 뜻으로 假借하여 쓴다. 여기서는 상형으로 해석, 머리에 장식을 하고 허리를 굽혀 절하면서 소원을 비는 모습이고, 오른쪽의 은 의식을 興起(흥기)시키기 위해 고무진작(鼓舞振作 : 북을 치고 춤추게 하여 기세를 떨쳐 일으킴)하는 의미이다.

는 신에게 제물을 풍성하게 차려 갖추는 禮儀라면, 은 몸짓으로 표현하는 恭敬儀式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