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學優登仕하여 [78] 攝職從政이라
학문이 뛰어나면 벼슬길에 나아가
직위를 다잡아 정사에 참여한다.
[77] 學優登仕하여 :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에 올라
[78] 攝職從政이라 : 직책을 갖고 정사(政事)에 종사한다.
學(배울 학) 優(넉넉할 우) 登(오를 등) 仕(벼슬 사)
攝(잡을 섭, 낄 섭) 職(벼슬 직) 從(좇을 종) 政(정사 정)
[77] 學優登仕하여 :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에 올라
子夏曰 學而優則仕라하니 蓋學有餘力而仕면 則驗其學者益廣也라
자하가 말하기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한다.”하였으니, 배우고서 여력(餘力:餘暇)이 있어 벼슬하면 그 배움을 실천함이 더욱 넓을 것이다.
[78] 攝職從政이라 : 직책을 갖고 정사(政事)에 종사한다.
學優則可以攝官守之職하고 從國家之政이니 如子路之果와 子貢之達과 冉有之藝를 夫子皆許從政也하시니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官守(맡은 관직)의 직책을 잡고 국가의 정사에 종사할 수 있으니, 자로의 과단성과 자공의 통달함과 염유의 재주를 夫子(孔子)께서 모두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고 許與(허여:認定)하신 것과 같다.
[해설]
오랫동안 학문을 연마하여 인품에 도타운 德이 쌓여진 연후에는 (優:학문이 넉넉히 쌓여짐) 벼슬길에 올라[登仕] 나랏일을 맡아[攝職] 임금을 모시고[從] 정사[政]를 돌보는 것이다.
77번째 구절인 學優登仕는 논어 子張편에서 子夏가 말한 구절을 인용한 내용이다.
子夏曰 仕而優則學하고 學而優則仕
자하가 말하기를 ‘벼슬길에 나가서도 마음에 넉넉함이 있은 즉 배우기를 힘쓰며, 배우면서 학문이 도타워진즉 벼슬길에 나가는 것이다.’
곧 '學而優則仕(배우고도 여력이 있으면 벼슬한다)'로 자하의 교육관을 단적으로 드러낸 내용이다. 공자가 세상을 뜬 뒤 자유(子游)와 자하가 교육방법론을 두고 대립했는데 자유는 자하가 아이들에게 본질은 가르치지 않고 말단적인 일만 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에 자하는 '교육은 피교육자의 정도와 적성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높여 올라가야 한다.'고 응수했다. 위 내용은 바로 자하의 교육관을 옹호한 글이다.
이는 朱子의 교육방법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주자는 8살이 되면 모두가 소학에 들어가 물 뿌리고 쓸고 응하고 대답하고 물러남의 절차(灑掃應對進退之節)와 예절과 음악, 활쏘기와 말타기, 글쓰기와 셈하는 법(禮樂射御書數之文)을 가르치고, 15세에 이르거든 태학에 들어가 이치를 궁구하고 마음을 바로하고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도(窮理正心修己治人之道)로써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즉 절문(節文)과 道의 크고 작음의 차이를 두어 순서대로 가르칠 것을 주장했다.
여기의 글 또한 충분한 배움을 갖은 뒤 벼슬길에 나서고 그에 맞는 직책에 따라 정사(政事)를 펼 것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참고1] 學
臼(절구 구, 어린 아이의 머리모양을 뜻하기도 함) + 爻(본받을 효) + (덮을 멱, 지붕 덮개의 모양을 뜻하기도 하고, 아직 상투를 틀지 않은 미혼의 총각을 의미하기도 한다.) + 子의 글자로 아이가 집에서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우쳐가며 따라 배운다는 것을 나타낸 글자이다.
[참고2] 優
人 옆의 憂(근심 우)는 본래 머리(頁 : 머리 혈)와 마음(心)으로 생각하며 천천히 걷는(夊: 천천히 걸을 쇠) 모습에서 '근심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깊이 생각하면서 천천히 걷는 모습으로 해석하여 남보다 뛰어나거나 여유롭다는 뜻을 나타낸다.
한편 憂를 큰 머리를 얹고 곧 탈을 쓰고 춤추는 광대의 모습으로 비견, 優를 희롱하다, 부드럽다는 뜻으로 쓰기도 한다.
* 우수(優秀), 배우(俳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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