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108. 矯手頓足 悅豫且康

bindol 2020. 11. 14. 18:39

矯手頓足 悅豫且康

 

本文

矯手頓足 悅豫且康 교수돈족 열예차강

손을 들고 발을 굴러 흥에 겨워 춤을 추니

기쁘고 즐거우며 마음 또한 유쾌하다.

 

訓音

들 교 손 수 발구를 돈 발 족

기쁠 열 기뻐할 예 또 차 즐거울 강

 

解說

이번 장에서는 교수돈족(矯手頓足) 열예차강(悅豫且康)이라는 구절을 공부할 차례입니다. 앞 장에서는 주연(酒宴)에서 술잔을 높이 들고 흥겨워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번에는 더 나아가 손동작과 발동작이 어울어지는 춤을 추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여기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는가 하나하나 공부해 보겠습니다.

교수돈족(矯手頓足) 손을 들고 발을 굴러 흥에 겨워 춤을 추니

열예차강(悅豫且康) 기쁘고 즐거우며 마음 또한 유쾌하다.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는 시() + ()의 형성자(形聲字), '()''높다'의 뜻입니다. 굽은 화살을 곧게 펴서, 그 길이를 '높게하다','바로잡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상형자(象形字), 다섯 손가락이 있는 손을 본떠, ''을 뜻합니다.

()은 혈() + ()의 형성자(形聲字), '()'은 많은 것이 모이다의 뜻입니다. 머리를 땅에 대고 하는 절로, 내려뜨려진 기세가 땅바닥에서 일단 중단되어, 힘이 집중되는 데서, '조아리다'의 뜻을 나타내고 '넘어지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은 상형자(象形字), 무릎을 본뜬 '()'와 정강이에서부터 발목까지를 본뜬 '()'를 합하여 '무릎에서 아래' ''을 나타냈습니다.

발은 몸을 지탱해 주는 기초였기에 충족(充足)이나 만족(滿足)처럼 '충실하다'는 뜻이 다시 '충분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은 심() + ()의 형성자(形聲字), '()'은 맺혀져 있던 것이 빠져 떨어지다의 뜻입니다. 마음속에 맺힌 것이 빠져나가 해방되어서 '기뻐하다, 즐겁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는 본래 '기쁘다'의 뜻인 '기쁠 열'이었으나 '바꿀 태'로 전의되자, 마음 심()을 더하여 열()자를 다시 만든 것입니다.

()는 상() + ()의 형성자(形聲字), '()'은 몸집이 크고 마음이 나그러운 동물, 코끼리의 상형(象形)이고, '()'는 심신이 모두 편안하게 즐기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하여 '여유를 갖고 대비하다', '미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상형자(象形字)로 받침 위에 신()에게 바칠 희생(犧牲)을 겹쳐 쌓은 모양을 보떠서 '도마'의 뜻을 나타냅니다. 도마 조()의 원자(原字)입니다. '또한', '장차 ~하려 하다' 따위 뜻의 조사(助詞)로도 전용(轉用)합니다.

()은 미() + ()의 형성자(形聲字), '()'은 절굿공이 양손으로 들어 올려 탈곡하는 형상입니다. 결실이 많아 '안락하다, 편안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교수돈족(矯手頓足)에서 교()'바로잡을 교, 속일 교, 칭탁할 교, 굳셀교, 들교, 날 교' 등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들 교'로 쓰였습니다. ()'손 수, 쥘 수, 칠 수, 손수 수'라 합니다. ()'조아릴 돈, 넘어질 돈, 꺾일 돈, 머무를 돈, 패할 돈, 가지런히 할 돈, 갑자기 돈' 등으로 활용되는데 여기서는 '구를 돈'으로 쓰였습니다. ()'발 족, 족할 족'입니다.

교수(矯手)'손을 들다, 손을 높이 들어올리다.'의 뜻입니다. 돈족(頓足)'발을 구르다, 발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동작'입니다.

한비자(韓非子)》『초현진(初見秦)편에 '돈족도석(頓足徒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의 '돈족(頓足)''발을 구르며 날뛰는 것'을 말하는데 격분하는 모습이고, '도석(徒裼)''벌거벗는다'는 뜻으로 무기를 지니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돈족(頓足)'의 뜻이 '발을 구른다'을 가지고 와 천자문에서는 '발을 구르며 춤추는 동작'을 의미합니다.

교수돈족(矯手頓足)은 손을 들고 발을 구른다는 뜻이니 이는 주연(酒讌. 酒宴)에서 흥이 무르익어 손과 발의 동작을 취하며 춤추는 모습입니다.

주악(奏樂)하고 노래하는 흥겨운 술잔치에서 취흥이 도도해지면 그 음악의 장단에 맞추어 어깨가 들썩여지고 저절로 손과 발도 흥겹게 춤사위가 일게 됩니다.

열예차강(悅豫且康)에서 열()'기뻐할 열, 기쁠 열'이고, ()'미리 예, 놀 예, 즐길 예, 기뻘할 예, 기쁠 예'인데 여기서는 '기쁠 예'로 쓰였습니다. ()'또 차, 잠깐차, 장차 차, () '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또 차'로 쓰였습니다. ()'편안할 강, 즐거울 강, 풍년들 강, 빌 강, 기릴 강, 오거리 강'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데 여기서는 '즐거울 강'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열예(悅豫)'기뻐하고 즐거워하다'의 뜻입니다. 이는 열락(悅樂)과 같은 뜻입니다. 차강(且康)'또한 편안하다'로 새기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또한 즐겁다'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마음 편히 즐김을 뜻합니다. 앞의 열예(悅豫)의 열()과 뒤의 강()을 합친 '열강(悅康)'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기뻐하며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열예(悅豫)와 열락(悅樂)과 열강(悅康)은 다 같은 뜻입니다.

따라서 열예차강(悅豫且康)은 기쁘고 즐거우며 또한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움을 뜻합니다. 즉 기쁘고 즐거우며 마음 또한 유쾌하다는 뜻입니다.

중국 서진(西晉)의 문인 반악(潘岳. 247~300)한거부(閑居賦)에 즐겁게 술을 마시고 춤추고 노래한다는 내용이 있어 한 대목을 소개해 봅니다.

壽觴擧 수상거 축수(祝壽)의 술잔을 드니

慈顔和 자안화 어머니의 얼굴 불그레 하네.

浮杯樂飮 부배락음 잔을 띄워 즐겁게 마시고

綠竹駢羅 녹죽변라 관악(管樂) 현악(絃樂) 함께 연주하니

頓足起舞 돈족기무 발을 굴러 일어나 춤을 추고

抗音高歌 항음고가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르네.

人生安樂 인생안락 인생이 어찌 즐겁지 않으리오.

孰知其他 숙지기타 누가 그 다른 것을 일리오!

한거부(閑居賦)는 매우 긴데 그 중의 이 부분이 '교수돈족(矯手頓足) 열예차강(悅豫且康)'의 모습이 연상되어 소개해 본 것입니다.

이 대목은 반악(潘岳)이 어머니의 환갑잔치인 수연(壽宴)에서 어머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잔을 올리는 모습, 그의 자당이 자식이 바치는 한 잔 술을 자시고 기분좋게 붉콰해진 모습이 그려집니다. 또한 삼현육각(三絃六角)을 잡혀 소리하고 춤추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이 시의 작자인 반악은 자식의 입장에서 취흥이 도도해지지고 어머니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자식 곁에 머무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덩실덩실 춤추고 목청을 돋우어 한 곡조 뽑아 올리니 인생사에서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부모가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父母俱存 兄弟無故]이 인생삼락(人生三樂) 중 으뜸이라 한 맹자(孟子)의 말씀이 상기됩니다.

이 시에서 교수돈족(矯手頓足)하고 열예차강(悅豫且康)하는 모습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고대의 도덕군자(道德君子)는 예악(禮樂)을 중시하여 어려서부터 예()와 악() 그리고 춤에 이르기까지 그 소양을 쌓아 기거동작(起居動作)이나 음주가무(飮酒歌舞)에 있어서 예의와 법도를 중요시하였습니다.

앞의 장인 <현가주연(絃歌酒讌) 접배거상(接杯擧觴)>에서 주연(酒讌. 酒宴)이나 주석(酒席)에서도 예의(禮義)를 다하고 상대를 존중하면 시비(是非)와 폭란(暴亂)의 화()를 막을 수 있음을 밝혀 정도(正道)를 잃어서는 안 됨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술과 춤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음의 선시(禪詩)를 하나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합니다.

天衾地席山爲枕 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은 이불 땅은 자리 태산은 베개 삼고

月燭雲屛海作樽 월촉운병해작준 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 바다는 술통일래.

大醉遽然仍起舞 대취거연잉기무 크게 취해 거연히 일어나 춤을 추니

却嫌長袖掛崑崙 각혐장수괘곤륜 긴 소매 곤륜산에 걸릴까 저어 되네.

이 글은 조선 중기 때의 스님인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의 선시(禪詩)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진묵대사는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신통력(神通力)과 수많은 기이한 일화가 많아 소석가(小釋迦)로 추앙받았으며, ()과 교()에 두루 밝으셨으며, 청정 비구(比丘) 스님으로서 수행에 철저하시면서도 부모님에 대한 효도가 지극했던 효도의 대성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깊은 뜻은 헤아리기 어려우나 글에 나타난 것만 보아도 대자유인의 활달한 기상을 느끼게 합니다.

하늘은 천진(天眞)이요, 땅은 심지(心地), ()은 원각산(圓覺山)이요, 달은 심월(心月), 구름은 자운(慈雲)요 바다는 지해(智海)입니다. 지해의 바닷물은 감로수(甘露水)입니다.

천진(天眞)으로 이불을 삼고, 심지(心地)로 깔자리 삼고, 원각산(圓覺山)으로 베개를 삼고서, 심월(心月)로 촛불을 삼고, 자비구름[慈雲]으로 병풍을 삼고서, 지해(智海)의 감로수(甘露水)를 마시니 법열(法悅)이 사무쳐 걸림없는 무애무(無碍舞)가 절로 나옵니다. 여래의(如來衣)를 입고서 삼천대천세계에 자재로이 노니니 무슨 걸림이 있겠습니까?

대장부가 술에 취해 갈지 자로 비틀거릴 것이 아니라 삼천대천세계를 내 집으로 삼아 자재로운 무애무(無碍舞)를 추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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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矯手頓足 悅豫且康

 

바로잡을 교/ 손 수/ 조아릴 돈/ 발 족

矯手頓足(교수돈족) : 손을 들고 발을 구르며 춤을 추니,

기쁠 열/ 미리 예/ 또 차/ 편안할 강

悅豫且康(열예차강) : 기쁘고 즐겁고 또한 걱정이 없도다.

 

108. 矯手頓足 悅豫且康(교수돈족 열예차강)

: 손을 굽혔다 펴고 발을 굴러 춤을 추니 기쁘고도 즐겁구나.

고대 중국의 지식인에게 춤이란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들은 13세가 되면 음악을 배우며 시가(詩歌)를 읊었고, 15세가 되면 활쏘기와 말 다루는 방법과 함께 창과 방패를 들고 추는 춤인 상무(象舞)를 배웠으며, 20세가 되면 성인식 관례(冠禮)를 치른 후에, ()나라의 우왕(禹王)이 만들었다고 전하는 춤을 추었습니다.

지식인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학문에 시가(詩歌)와 음악과 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란 백성의 마음을 조절하여 평화롭게 하는 것이고, ()은 백성의 소리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예악(禮樂)을 표현하는 방법과 수단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공자 또한 예악(禮樂)이 바로 서야 천하가 바로 선다고 말했습니다. 예악(禮樂)을 표현하는 방법이자 수단이 되었던 것이 춤입니다.

몸을 굽히고 펴며 굽어보고 우러러 보며, 멈춰 서고 움직이며 돌며, 몸을 느리게 하거나 빠르게 하는 등, 다양한 몸짓을 통해 예()와 악()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공자는 태평성대의 음악은 평화롭고 조화로운 춤을 나오게 하는 반면 춘추시대 정()나라나 위()나라처럼 음란한 음악은 음란한 춤을 만들어낸다고 여겼습니다.

고대 중국의 지식인들은 춤 또한 음악과 마찬가지로 나라와 백성의 현실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도구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와 덕()에 걸맞은 음악을 추구한 것과 똑같은 이치로, ()와 덕()에 걸맞은 춤을 만들어 가르치고 배웠던 것입니다.

춤은 학문과 마찬가지로 나라와 백성을 교화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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