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骸垢想浴 執熱願凉
骸垢想浴하고 執熱願凉이라.
(해구상욕하고 집열원량이라.)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하고 싶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시원한 것을 원한다.
骸(뼈 해) 垢(때 구) 想(생각할 상) 浴(목욕할 욕)
執(잡을 집) 熱(더울 열) 願(원할 원) 凉(서늘할 량)
'骸垢想浴(해구상욕 :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하고 싶다)'이라는 말은,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싶은 군자의 꿈을 육신(肉身)에 낀 더러운 때를 깨끗하게 씻고 싶다는 바람으로 비유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또 '執熱願凉(집열원량 : 뜨거운 것을 잡으면 시원한 것을 원한다)'이라는 말은, 악(惡)을 보면 자연스럽게 선(善)을 찾는 인간의 본능을 뜨거운 것을 잡으면 시원한 것을 원한다는 것으로 비유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인간의 착한 본성과 함께 자신을 닦아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군자의 소망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자의 제자 중 10대 제자에는 들지 못했지만, 효(孝)로 크게 이름을 얻어 훗날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의 스승이 되어 유가(儒家)의 정통 계보를 잇게 한 증자(曾子)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위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었습니다. 이 증자(曾子)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남긴 저서에 『대학(大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본래 『예기(禮記)』에 속해 있었으나 훗날 남송 성리학의 태두인 주희(朱羲 : 주자)가 따로 뽑아내어 사서(四書) 중의 하나로 삼은 책입니다. 이 책은 군자가 되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적고 있는데, 군자의 길이란 다름 아닌 잘 알고 있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몸을 닦는 도리와 이치' 즉 수신(修身)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증자는 수신(修身 : 자신의 몸을 닦는다는 것)이란 마음을 바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몸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 마음이기 때문이지요. 그 예로 마음을 두지 않으면 어떤 사물을 보아도 보지 않는 것과 같고, 소리를 들어도 듣지 않는 것과 같고, 음식을 먹어도 먹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있어야 사물이든 소리든 음식이든 참 의미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겠지요. 마음을 바르게 닦는 것이야말로 몸을 바르게 세우는 길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공자나 증자 그리고 맹자와 같은 유가(儒家)들은 마음을 바르게 닦는 것은 누가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라, 마치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하고 싶고 악(惡)을 보면 선(善)을 생각하듯이, 인간의 본성(本性)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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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骸垢想浴 執熱願凉
◆뜻
몸의 때는 씻기를 생각하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서늘해지기를 원한다.
◆글자
骸: 뼈 해. 垢: 때 구. 想: 생각 상. 浴: 목욕할 욕.執: 잡을 집. 熱: 더울 열. 願: 원할 원. 凉: 서늘할 량.
◆풀이하기
“骸垢想浴(해구상욕)하고 執熱願凉(집열원량)이라.” 하니, 이 말은 “몸의 때는 씻기를 생각하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서늘해지기를 원한다.”는 뜻이다.몸이 더러우면 물에 가서 목욕을 하고, 또 더위가 찾아오면 서늘한 곳을 찾아간다. 이것은 안락함을 찾고자하는 육체적 본능이 그렇게 시킨 것이다. 심리적인 면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자신의 마음이 더러워졌음을 깨닫기만 한다면, 누구나 그 더러워진 마음을 씻고자 한다. 또 번뇌와 망상으로 머리에 열이 나면, 이것을 식히기 위해 여행을 간다든지 각자의 기호대로 방법을 찾는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보다 나은 환경을 찾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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