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114. 誅斬賊盜 捕獲叛亡

bindol 2020. 11. 14. 18:52

114. 誅斬賊盜 捕獲叛亡

 

벨 주/ 벨 참/ 도적 적/ 도적 도

誅斬賊盜(주참적도) : 도적을 죽이고 베며,

 

잡을 포/ 얻을 획/ 배반할 반/ 망할 망

捕獲叛亡(포획반망) : 배반하고 도망하는 자를 잡아 들인다.

 

114. 誅斬賊盜 捕獲叛亡(주참적도 포획반망)

: 강도와 도적을 죽이고 베며, 배반한 자, 도망한 자는 포획해야 한다.

도적과 반망은 모두가 나라의 치안을 해치는 자이다. 그러므로 賊盜(적도)는 마땅히 誅斬(주참)하고, 나라를 배반하고 도망한 자는 捕獲(포획)하여 베어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 ()()猖獗(창궐)하면 民心(민심)이 흉흉하고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반역자는 왕위를 노리는 자이다. 법에 따라 죄를 물어야 한다. 이 구절은 이러한 범죄자에 대해 엄벌을 내려야 나라에 紀綱(기강)이 서고 국가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춘추시대 노()나라에는 공자 못지않게 현인(賢人)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이 유하혜입니다. 그런데, 유하혜에게는 도척(盜蹠)이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는 9천여 도적 무리를 이끌고, 각국 제후들의 영토를 제집 드나들 듯 침범하여 재물을 약탈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도척이 이끄는 무리 중에 한 도적이 그에게 '도둑에게도 지켜야 할 도()'가 있느냐고 물었던 모양입니다.

그 질문에 도척의 답변이 흥미롭습니다.

도척은 공자의 철학을 빗대어 도()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겠느냐면서, 남의 집 재물을 헤아려 무엇을 훔쳐낼 수 있는지 미리 알아내는 일은 도둑의 성()이고, 도둑질할 집에 먼저 들어가는 일은 도둑의 용()이며, 도둑질을 다하고 도망칠 때 맨뒤에 서는 일은 도둑의 의()이며, 도둑질을 할 알맞은 때를 아는 일은 도둑의 지()이고, 도둑질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도둑의 인()이라고 했습니다.

도척은 제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던 도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척(盜蹠)은 자신을 설득하러 나섰던 공자(孔子)를 위선자라고 꾸짖고 위협해 내쫓은 것만 보더라도, 도척이 단순한 도둑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홍길동이나 임꺽정과 유사한 의적이었을 수 있겠음.) 그러나, '도척(盜蹠)같은 놈'이라는 표현이 욕심 많고 잔인한 사람이란 말로서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편에 불쑥 도적 무리를 토벌하는 내용이 나온 것 같습니다만, 최고위 관직에서 물러나 향리에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누렸던 천자문 저자가 그 지방의 도적 무리를 소탕하는 일에 관여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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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誅斬賊盜 捕獲叛亡

 

고대 중국 최고의 도적 - 도척(盜蹠)

 

誅斬賊盜하고 捕獲叛亡이라.

(주참적도하고 포획반망이라.)

도적을 죽이고 베며, 배반하고 도망하는 자는 사로잡아 들인다.

 

(벨 주) (벨 참) (도적 적) (도적 도)

(잡을 포) (얻을 획) (배반할 반) (도망 망)

 

 

공자는 춘추시대 노()나라 출신입니다. 당시 노()나라에는 공자 못지않게 현인(賢人)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유하혜입니다. 그런데 유하혜에게는 유명한 도적으로 천하를 휘젓고 다닌 도척(盜蹠)이라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9천 명에 이르는 도적 무리를 이끄는 두목이었으며, 각국 제후들의 영토를 제집 드나들 듯 침범하여 재물과 부녀자를 훔치고 약탈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끄는 도적들의 위세가 어찌나 대단했던지, 그들이 지나갈 경우 큰 규모의 제후국은 성을 지키고 맞섰지만, 작은 규모의 제후국들은 난리를 피하려고 성안으로 몸을 숨겼다고 합니다.

도척(盜蹠)은 흉폭하고 잔인한 짓을 일삼고 다닌 도둑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평범한 도둑놈'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어느 날 도척이 이끄는 무리 중 한 도적이 그에게 '도둑에게도 지켜야 할 도()'가 있느냐고 물었던 모양입니다. 도둑의 도()를 물어 본 도둑도 이상한 놈이지만,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도척(盜蹠)의 답변입니다. 도척은 당시 노()나라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공자의 철학을 빗대어 도()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겠느냐면서, 남의 집 문안에 있는 재물을 미리 헤아려 무엇을 훔쳐낼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도둑의 성(: 도리·이치)이고, 도둑질할 집에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일은 도둑의 용(: 용기)이며, 도둑질을 다 하고 도망칠 때 맨 뒤에 서는 일은 도둑의 의(: 의리)이며, 도둑질을 할 알맞은 때를 아는 일은 도둑의 지(: 지혜)이고, 도둑질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도둑의 인(: 어짊·사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지녀야 천하에 이름을 알리는 도둑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 마디로 도척(盜蹠)은 철학을 갖고 있던 도적이었던 것입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자면, 대도(大盜)라고 할만한 인물이었습니다. 아마도 짐작해보건대, 도척의 무리들은 일반 백성의 집이나 재물을 탐낸 좀도둑이 아니라, 왕후장상이나 고관대작과 같은 당시 지배계급의 재물을 훔치고 약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임꺽정이나 장길산과 같은 의적(義賊)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척(盜蹠)과 공자(孔子) 두 사람에 얽힌 일화는 여든여덟 번째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을 설득하러 나선 공자(孔子)를 위선자라고 꾸짖고 위협해 내쫓은 것만 보더라도, 도척은 단순한 도둑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도척(盜蹠)은 명예롭게 이름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도척(盜蹠)같은 놈'이라는 말은, 욕심 많고 흉폭하며 잔인한 사람을 상징하는 말로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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