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교실(12)
온정(溫情)
온정(溫情)이란 따뜻한 사랑이나 인정(人情)을 말합니다.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정이 많은 민족(民族)이었습니다. 溫이란 ‘따뜻하다, 데우다, 온화하다’등의 뜻으로 ‘온’이라 읽습니다. 이 글자는 氵(물 수)와 囚(죄수 수, 가둘 수)와 皿(그릇 명)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말 그대로 풀이를 한다면 ‘물(氵)을 그릇(皿)에 가두어(囚) 두면 따뜻해진다’는 말입니다. 혹은 ‘죄수에게 음식을 담아서 먹이니 따뜻하다’, ‘마음이 어질다’로 풀이한 글자가 昷(온)이니 물 수(氵)를 합쳐서 ‘따뜻하다’고 하는 풀이도 있습니다. 참고로 温(온)은 속자(俗字)입니다.
昷(온)은 日(해 일)과 皿(그릇 명)의 합체자로, 물 수(氵)를 더해 풀이를 한다면 ‘그릇에 물을 담아두어 햇살을 받으면 따뜻하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여러 방법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한마디로 溫은 따뜻한 것을 말합니다. (溫 = 氵 + 囚 + 皿)
情이란 주로 ‘뜻, 사랑, 정성, 본성, 참으로’등을 의미하는 글자로 ‘정’이라고 읽습니다. 이 글자의 국어사전의 해석은 첫째, 느껴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마음 둘째, 사랑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자의 어원으로 풀이를 해보면 忄(마음 심)과 靑(푸를 청)을 합한 글자입니다. 이 두 글자로 풀이를 하면 ‘푸른 마음’이란 뜻이 됩니다. ‘푸른 마음’으로 해석을 하면 무슨 뜻인지 의미가 다가오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靑(푸를 청)을 더 풀어보면 生(‘날 생’의 변형자)과 丹(‘붉을 단’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生은 또 다시 屮(싹날 철)과 土(흙 토)가 합쳐져 ‘흙 위로 싹이 나온다’는 뜻이 되어 ‘날 생’의 뜻이 되는 글자입니다.
丹은 깊은 갱 속에 있는 붉은 수은 같은 광물인데 ‘붉을 단’ ‘단사(丹沙ㆍ丹砂: 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 광물) 단’으로 읽습니다. 이 의미는 ‘깊은 곳에 있는 붉은 것’입니다. 따라서 靑은 아주 깊은 곳에서 나온 붉은(丹) 것이 밖으로 나와(生) 푸른(靑) 것이 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므로 情이란 ‘깊은 곳에 있는 붉은(丹) 심장(가슴) 속에 있는 마음(忄)에서 나오는(生) 것이니, 진정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이 情(정)이라 할 수 있으며 ‘참된 뜻’이라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뜻 정’이라는 글자입니다.(情 =忄+靑)
그러므로 溫情이라는 말은 ‘진실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따뜻한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음 깊은 곳에 들어 있는 진실된 性靈(성령)이 하는 마음의 작용이며 五慾七情(오욕칠정)을 일으키는 魂(혼)이 하는 작용이 아닙니다. 온정을 베푸는 것은 내가 무엇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에서 나오는 작용입니다. 이런 마음은 공자가 말씀하신 仁(인)에 해당하는 마음이며, 맹자가 말씀하신 惻隱之心(측은지심)이 드러난 행동이며, 예수님 사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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