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있는 한자 이야기(13) 충돌(衝突)
요사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事故(사고)는 交通(교통)사고라 해도 過言(과언)이 아닙니다.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으니 말입니다. 차와 차가 부딪히는 교통사고는 衝突事故(충돌사고)와 追突事故(추돌사고)가 있습니다. 衝突事故는 차가 서로 맞부딪혀서 나는 사고를 말하는 것이고, 追突事故는 차가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를 말합니다. 여기에서 衝과 追의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衝(충)이란 말은 行(행)과 重(중)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行은 원래 사람이 많이 다니는 사거리 길을 그린 것으로 ‘길을 다니다. 가다, (일을)행하다’ 뜻을 지닌 글자입니다. 사거리는 ‘번잡하게 사람이 다니는 곳’이니 그런 뜻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重(중)의 뜻은 ‘무겁다, 귀중하다, 겹치다’ 등의 뜻을 지닌 글자입니다.
이 글자는 원래 사람(千)이 무거운 짐(田)을 짊어지고 땅위(土)에 서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짐을 짊어지고 있으니 무겁다는 뜻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무겁다’에서 ‘중복되다’ 등의 뜻이 파생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두 의미를 합치면, 사거리에서 중복되었다는 말이 되므로, 즉 수레와 수레가 중복되었으니 부딪혀 포개진 것이 되어 (정면으로) 충돌했다는 말입니다.
追(추)의 뜻은 ‘좇다, 따르다, 잇닿다.’입니다. 이 글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과 나머지 글자인 ‘작은 언덕 퇴, 쌓일 퇴’가 합쳐진 글자인데 ‘쌓일 퇴’는 속자로 堆(퇴)로 쓰는 글자입니다. 설문의 뜻으로 ‘작은 언덕 퇴’자는 군대를 의미하는 師(사)의 古字(고자). 즉 옛 글자입니다. 따라서 이 두 의미를 합치면, 軍師(군사)를 따르다. 즉 그 뒤를 좇아 따라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追突(추돌)이란 말은 ‘뒤를 좇아가서 부딪치다’는 말이 됩니다. 突은 ‘갑자기, 부딪치다, 쑥 나오다, 내밀다. 구멍을 파서 뚫다’ 등의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이 글자는 穴(구멍 혈)과 犬(개 견)을 합친 것으로 개의 습성을 잘 나타낸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는 사람이 다니는 대문으로 다니지 않으며, 스스로 담 아래에 자기가 다닐 만한 정도로 구멍을 파고 거기로 드나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좁은 구멍을 기어 나오니 갑자기 쑥 머리가 나오는 형상이 되며, 또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딪히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좁다는 뜻인 狹(좁을 협)자는 犭(개 견)에 夾(낄 협)를 붙여 개가 나오는 구멍은 좁아서 몸에 낄 정도가 되므로 ‘좁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夾(협)자는 大(큰 대)와 人(사람 인) 두 개를 붙여, 사람 옆구리에 두 사람을 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글자모양 그대로 본다면 경호원 두 사람을 끼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夾에 扌(손 수)를 붙이면 ‘손써서 끼다’는 뜻이 되니 ‘낄 협’이 되며, 山(메 산)을 붙이면 산을 끼고 있다는 말이니 ‘골짜기 협’이 될 수밖에 없으며, 金(쇠 금)을 붙이면 쇠를 양 쪽으로 끼고 있는 형상이니 ‘집게 협’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漢字(한자)가 만들어 질 때에는 모든 생활이나 형상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 경문(敬文) 김대일(金大鎰),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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