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5) '건강'

bindol 2020. 12. 18. 11:12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5)

 

건강(健康)

 

 

건강(健康)은 국어사전적인 의미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함을 말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아프지 않고 병들지 않기는 바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의 의미를 한 글자씩 살펴보면, ()이란 글자는 (사람 인)(세울 건)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말 그대로 풀면 사람이 곧게 서있다는 말입니다.

 

()(붓 율)(길게 걸을 인)자가 합쳐진 것으로 붓으로 길게 쓰다는 말인데, 붓으로 글을 길게 쓰려면 붓을 세워서 쓰기 때문에 세우다, 일으키다의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곧게 서 있다는 말은 아프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건강하다는 뜻이 되며, 튼튼하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힘이 들면 서 있기도 힘듭니다.

 

힘이 다 빠지면 주저앉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더욱 기력이 빠지게 되면 자리에 눕게 됩니다. 누웠다는 말은 잠자는 것이 아니라면 아프다는 말이겠지요. 아프면 침상에 누어있게 되는데 그 모양이 한자로는 (병들어 기댈 녁)자입니다. 이 모양은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위에 그려져 있는 이 사람을 그린 것이며 좌측에 있는 모양이 침대입니다. 병이 들었다는 말의 음가(音價)입니다. ‘이란 말을 쓰는 쓰임새는 저녁처럼 해가 기울어 가는 모양인데 그처럼 병은 죽음 쪽으로 기운다는 말이지요.

 

따라서 병의 뜻으로 쓰는 한자는 모두 이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란 글자도 보면 (남녘 병, 밝을 병)으로 되어 있습니다.

의 글자는 (안 내)(한 일)이 합쳐진 것으로 이 뜻을 풀면 안에 있던 것이 나와서 드러나다의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덮어져 감추어 있던 것이 밖으로 나왔으니 밝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남녘은 해가 있는 밝은 쪽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은 잠복해 숨어 있던 병이 드러나면 병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편안할 강)이란 글자의 옛 모습은 곡식을 탈곡하는 농기구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하는 데, (일곱째 천간 경, 여기서의 의미는 탈곡기 같은 모양)과 탈곡한 껍질이 떨어지는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따라서 곡식을 탈곡하여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얻게 되니 먹을 것이 있어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온화해지는 것이 되고, 즐거워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글자가 파생되면 (쌀 미)가 더 붙은 (겨 강)이 되는데, 이 의미는 쌀에서 탈곡을 해서 나오는 것이 겨라는 말이 되는 거지요.

 

(마음 심)이 붙은 글자는 (슬플 강)이 되는데, 그 뜻은 마음이 빈 껍질만 남은 겨와 같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슬프다는 말입니다. 하나만 더 한다면 (물고기 어)가 붙으면 (아귀 강)이 됩니다. 이 뜻은 아귀는 항상 빈 껍질만 남은 겨처럼 속이 비어 있는 고기 같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 글자는 (굶주릴 강)자를 생략한 뜻과도 같습니다. 이와 같이 한자의 어원을 알면 글자가 쉽게 다가오게 됩니다.

/ 경문(敬文)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바로잡습니다.

지난호 연재한 세탁한자 이야기 중 ()인데 (무리 류)자로 지면신문에 발행되었기에

두 군데 로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