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교실(20) '치매'

bindol 2020. 12. 18. 11:23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20)

 

치매(癡呆)

 

치매(癡呆)는 대뇌(大腦) 신경(神經) 세포(細胞)의 손상(損傷) 따위로 말미암아 지능(知能), 의지(意志), 기억(記憶) 따위가 지속적(持續的)본질적(本質的)으로 상실(喪失)되는 병()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자신(自身)이 밥을 먹었는지, ()은 상대(相對)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하는 병이므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병입니다. 이런 치매를 漢字(한자)로는 어떻게 설명(說明)하는지 알아보기로 합니다.

 

먼저, ()()()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의 뜻은 사람이 병이 들어 침상 위에 누워 있는 모양이고, ‘병들어 기댈 녁으로 읽습니다. 의심(疑心)하다, 의혹(疑惑)하다,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도등의 뜻으로 쓰이며 로 읽습니다. 특히 이 자는 갑골문의 설명은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길을 가다가 사거리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몰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라고 하여 이 길을 갈까 저 길을 갈까하며 헷갈려 의심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글자의 모양이 너무 많은 변화(變化)되어 현재(現在)의 모양으로는 그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설문해자에서는 ()()()는 의미부분이고, ()는 발음부분이라 하였는데, 이것으로 말을 풀어보면, 화살()이 구부러져() 있으니 아이()가 발을 디디고() 화살을 쏘려하나 어디로 날아갈지를 의심하는 形象(형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를 합쳐서 풀어보면 의심이 되는 병, 혹은 병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병을 ()라 하여 어리석다, 어리다, 미치다(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미치광이의 뜻이 됩니다.

 

의 속자(俗字)()라고도 쓰는데 이것은 너무 未練(미련)하고 우둔(愚鈍)해서 미친 듯한 짓을 하는 일을 말합니다. 이 단어의 쓰임 예를 들면 癡情(치정). 즉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서 생기는 온갖 어지러운 정을 말하며, 癡漢(치한) 즉 여자를 희롱(戱弄)하는 남자. 癡行(치행) , 어리석고 아주 못난 행동(行動) 등이 있습니다. ()는 얼핏 보면 (입 구)(나무 목)으로 보기 쉬우나, 이 글자는 갑골문(甲骨文)이나 금문(金文), 그리고 설문해자(說文解字)에도 없는 글자입니다.

 

그래서 이 글자는 (지킬 보)자에서 根源(근원)을 찾아야 하는 글자입니다. 자는 갑골문과 금문에 보면 사람이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모양을 그린 글자입니다. 그러므로 을 뺀 모양은 어른의 손과 어린 아이를 그린 모양이 되기에, 어른이 안고 있는 어린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르므로 어리석다, 미련하다의 뜻이 되며, ‘로 읽습니다.

 

우리말에도 바보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맹하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바보 같다는 말이지요. 결론적으로 癡呆(치매)에 걸린 사람은 어린 아이 같은 行動(행동)을 하게 되며 어리석은 행동을 합니다. 마치 아주 어린 아이 같다고 해도 過言(과언)이 아닙니다.

 

요사이에 치매에 걸린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趨勢(추세)라고 합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게 뇌의 운동, 즉 머리를 써야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머리를 쓰는 공부로는 단연 漢字 工夫를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漢字(한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文字(문자)歷史(역사)文化(문화)가 담겨 있으며, 사람의 生活(생활)을 그려낸 人文學(인문학)基礎(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경문(敬文)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