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돈독' (19)

bindol 2020. 12. 18. 11:18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돈독' (19)

 

돈독(敦篤)

 

돈독(敦篤)하다는 말은 형용사로, 국어 사전적 의미는 도탑고 성실하다입니다. 쓰이는 예문을 보면 아들들은 드물게 보는 효자일 뿐 아니라 형제간의 우애도 그럴 수 없이 돈독하고 깊었다”(출처:이병주, 행복어 사전) “사대부 집안이라는 연대감에서도 물론 그러했지만 오랜 세월 돈독하게 지내 온 양가의 내력을 보아서도 하인과의 혼인은 용납될 수 없는 수치요 오욕이었던 것이다.”(출처:박경리, 토지). 이처럼 도탑다는 것은 서로의 관계에서 사랑이나 인정이 많고 깊다는 말입니다.

 

漢字 하나하나의 의미를 풀어보면, 의 뜻은 도탑다, 힘쓰다, 노력하다이며, ()으로 읽습니다. 이 글자는 ()()의 합성된 글자로 볼 수 있으며,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 바치다의 뜻이며, ‘으로 읽습니다. 小篆(소전)의 모양은 으로 쓴 글자입니다. 의 생략형은 뜻을 나타내며, 土房(토방;흙마루)의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孝經(효경)에서 말하기를 제사를 지내면 귀신이 그것을 누린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 글자는 宗廟(종묘)나 사당의 모양을 그린 상형자라 할 수 있습니다. 종묘나 사당은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내는 곳이기에 제사의 뜻과 바치다의 뜻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後代(후대)에 이 글자는 (누릴 향), (형통할 형), (삶을 팽) 등으로 나뉘어 졌는데, 그 의미도 (아들 자)가 있으므로 사당이나 종묘에 자식(후손)이 제사를 올리니 조상이 음식을 받고서 그것을 누린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며, (마칠 료)가 있으니 자식이 정성을 드리며 제사를 다 마치면 조상이 자식들을 잘되게 해 준다는 의미가 되어 만사가 형통하게 된다는 뜻이며, 조상에게 음식을 올릴 때 음식을 삶아 따뜻하게 해서 올린다는 뜻으로 불()을 쓴 것입니다.

 

따라서 은 사당에 일가친척들이 다 모여 제사를 지낸 후에 서로 가르치며 정담을 나누게 되니 그 정이 도탑다는 의미가 됩니다. (대나무 죽)(말 마)가 합성된 것으로, 도탑다의 뜻이며, (병이) 위독하다의 의미로도 쓰이는데, 으로 읽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말이 머리를 늘어뜨리고서 더디게 간다는 것이나, 지금의 해석은 옛날 어릴 적에 죽마를 타고 놀던 그 정이 도탑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쓰이는 단어는 敦篤(돈독) 외에, 篤實(독실);성실(誠實)하고도 극진(極盡), 인정(人情)이 두텁고 친절(親切). 篤志家(독지가);마음이 독실(篤實)한 사람. 등으로 쓰입니다.

 

위독하다는 의미는 가는 말에 대나무 채찍을 때려 빠르게 가듯이 병이 위중하여 빠르게 죽음으로 치닫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예로 쓰이는 단어는 危篤(위독);병세(病勢)가 매우 중하여 생명(生命)이 위태(危殆)로움. 篤疾(독질);매우 위독(危篤)한 병()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글자라도 漢字(한자)의 뜻이 다르게 되는 것은 轉注(전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轉注란 어떤 글자의 뜻을 그 글자와 같은 부류(部類) 안에서 다른 뜻으로 전용(轉用)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뜻글자인 漢字는 단 하나의 뜻만 의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으며 形聲字(형성자)인 동시에 會意字(회의자)이며 轉注(전주)된 것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경문(敬文) 김대일(金大鎰)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