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23)
김대일 교수의 '감기(感氣)'
요사이 환절기(換節期)라 감기 환자(患者)가 많아 보입니다. 특히 신종(新種) 바이러스인 ‘메르스’가 들어와서 서민(庶民)들의 걱정이 더욱 커진 것 같습니다. 감기 같이 외부(外部)로부터 균(菌)이 들어와 몸이 상하게 된 것을 한자(漢字)로는 傷寒(상한)이라는 말을 씁니다. 정확한 傷寒(상한)의 뜻은 추위로 인(因)하여 생기는 병의 총칭(總稱). 감기(感氣), 급성(急性), 열병(熱病), 폐렴(肺炎) 등(等)을 말합니다. 감기(感氣)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주로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걸리는 호흡(呼吸) 계통(系統)의 병(病)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感氣에 걸리면 흔히 ‘고뿔 걸렸다’라고도 하는데 고뿔이란 말은 ‘코에 불이 난다’는 말입니다. 感氣란 말을 한자(漢字)의 의미(意味)로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感은 咸(다 함, 두루 함)과 心(마음 심)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咸을 더 풀어서 보면 戌 (개 술, 열한째 지지 술)이라고 되어 있으나 그 모양을 살펴보면 창날이 구부러진 창을 나타낸 모습입니다. 거기에다가 口(입 구)를 합한 글자입니다. 따라서 咸은 창(戌)을 들고 말하다(口). 즉 戰爭(전쟁)을 할 때 軍士(군사)들이 모두 말하다, 모두 소리를 치다, 모두 고함지른다는 말입니다. 전쟁에서 두 나라가 서로 싸울 때 깃발을 높이 세우고 서로 사기를 올리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글자가 또 다시 입 구(口)를 咸에다 붙여서 만든 것이 喊(고함지를 함)자입니다.
소리치는 것은 목소리를 높여서 있는 힘껏 지르니 高喊(고함)지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感이라는 것은, 다 함(咸)과 마음 심(心)이니 마음으로 느끼는 모든 감정이나 뜻이 됩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군사들이 느끼는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感의 音價는 ‘감’이니 우리말에 ‘감하다’는 말과도 통합니다. 그 말은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흥분 된 감정도, 좋았던 감정도, 슬픈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氣는 气(기운 기)와 米(쌀 미)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气는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며, 米는 ‘쌀 알’을 그린 글자입니다. 이 두 글자를 합쳐서 풀어보면, 기운이란 쌀 알 즉, 밥에서 나오는 김이 최초이며, 그 기운을 먹어서 기운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코로는 하늘의 기운인 空氣(공기)를 들이 마시며 살고, 입으로는 밥을 먹는 기운, 즉 穀氣(곡기)를 먹어야 생명을 유지 할 수 있는 법입니다. 코로 마시는 空氣는 잠시라도 먹지 못하면 즉시 죽는 법이고, 입으로 먹는 穀氣(곡기)는 7일 이상을 못 먹으면 거의 죽는 법입니다. 하다못해 물이라도 먹어야 조금 더 生命(생명)을 延長(연장)할 수 있는 법입니다. 종합적으로 感氣는 몸이 오싹함을 느껴 감해지는 것을 느낀다는 뜻도 되며, 감기에 걸리면 몸이 傷(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 先人(선인)들이 하시는 말에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하시는 것이며 기운이 감해지니 命(명)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豫防(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이 重要(중요)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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