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선생 글씨
김대일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2)
겸손(謙遜)
겸손(謙遜)을 漢字辭典(한자사전)에서 찾아보면 ‘겸손할 겸, 겸손할 손’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겸’과 ‘손’은 같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漢字(한자)를 만들 때 그 意味(의미)가 똑같다면 이와 같이 다른 글자를 만들어낼 必要(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글자의 意味(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은 이 두 글자의 差異點(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國語辭典(국어사전)의 풀이를 보면 謙遜(겸손)이란 ‘남을 尊重(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態度(태도)가 있음.’이라고 나옵니다. 이렇게 풀이해서는 두 글자의 差異(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謙(겸)은 言(말씀 언)과 兼(겸할 겸)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이 두 글자를 합쳐보면 ‘말을 겸하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言(말씀 언)은 마음속에 들어 있는 뜻을 입 밖으로 내는 行爲(행위)이며, 兼(겸할 겸)은 벼 두 포기를 한 손으로 잡고 있는 模樣(모양)입니다. 다시 整理(정리)하면 ‘겸하다’는 말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한다’는 말이므로 겸손할 겸(謙)은 ‘相對方(상대방)의 立場(입장)과 나의 입장을 考慮(고려)하여 하는 말’이란 뜻입니다. 즉 상대의 입장을 充分(충분)히 熟知(숙지)하고난 뒤에 내가 드리는 말씀이 됩니다. 즉, 상대의 意思(의사)를 尊重(존중)하며 드리는 말씀을 말합니다.
그래서 恭敬(공경)하다의 의미도 가집니다. 遜(손)은 孫(손자 손)과 辶(쉬엄쉬엄 갈 착)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이 두 글자를 합쳐보면 ‘손자가 가다’는 말인데, 손자는 제일 나이가 어린 사람이므로 어른이 갈 때에는 어른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뒤에 쳐져서 뒤따라가야 하는 법입니다. 이것은 함부로 어른 앞에 나서지 않는 態度(태도)를 말합니다. 그래서 遜(겸손할 손)은 내가 앞으로 나서지 않는 태도이기에 남을 먼저 앞세우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물러서는 태도를 뜻하므로 辭讓(사양)하다의 뜻이 되며, 순한 태도이며, 뒤져서 따르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綜合(종합)하여 보면 謙遜(겸손)의 謙(겸)은 恭敬(공경)하는 말이기에 相對(상대)를 높이는 말이란 뜻이며, 謙遜(겸손)의 遜(손)은 남을 높이고 나 자신을 낮추는 態度(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現代(현대)에는 謙遜(겸손)을 행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刻薄(각박)한 世上(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謙遜(겸손)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며, 어릴 때부터 行動擧止(행동거지)를 올바르게 익혀야 謙遜(겸손)을 행할 수 있게 됩니다. 어른을 恭敬(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말도 함부로 하게 되며, 하는 行動(행동)도 自己自身(자기자신)을 먼저 앞세우게 됩니다. 참으로 人性敎育(인성교육)이 必要(필요)한 때입니다. 글/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 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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