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0) '징조(徵兆)'
徵兆(징조)의 國語辭典的(국어사전적) 풀이는 ‘어떤 일이 생길 幾微(기미)’를 말합니다. 여기서 기미란 ‘낌새. 즉, 어떤 일을 알아차릴 수 있는 눈치’입니다.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徵兆(징조)를 살펴보겠습니다. 徵은 ‘召集(소집)한다, 부른다’는 뜻으로, 微(작을 미)의 省略字(생략자)와 壬(우뚝할 정, 줄기 정)으로 이루어진 글자이며 ‘징’으로 읽습니다. 微(작을 미, 몰래 미)는 隱密(은밀)하게 行(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理由(이유)는 ‘늙은 노인을 몽둥이로 쳐서 몰래 죽인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항상 먹을 것이 부족했으므로 늙은 노인의 입을 하나라도 덜려고 했기에 행해진 일이라고 합니다. 노인은 힘이 작고(약하고), 노인의 걸음걸이도 작습니다. 彳(자축거릴 척)과 나머지 부분은 ‘작다, 약하다’의 뜻으로 이루어진 글자이며 ‘작을 미’로 읽는 글자입니다.
用例(용례)로 쓰이는 單語(단어)로는 微弱(미약), 微細(미세), 微行(미행)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壬(우뚝할 정, 줄기 정)은 亻(사람 인)과 土(흙 토)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사람이 흙더미 위에 우뚝하게 서 있는 모양을 그린 글자이며, 一說(일설)에는 어떤 物體(물체)가 땅 위로 꼿꼿하게 솟아 나온 모양을 그린 것이라고도 합니다. 用例(용례)를 들면 廷(조정 정), 呈(드릴 정), 望(바랄 망), 淫(음란할 음)으로 아래 部分(부분)이 모두 壬(정)字입니다. 그래서 壬(아홉째 천간 임, 북방 임)과는 다른 글자입니다.
지금은 壬(우뚝할 정, 줄기 정)과 壬(아홉째 천간 임, 북방 임)은 구분이 안 되지만 小篆(소전)에서는 글자 모양이 확연하게 다릅니다. 隸書(예서)에 이르러 그 구분이 없어진 글자입니다. 따라서 ‘작다’는 뜻의 微(미)와 ‘우뚝하게 서다’의 뜻인 壬(정)을 합쳐서 解釋(해석)하면, ‘하는 일이 작아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름이 나는 사람은 즉시 부른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부를 징’이 되는 것입니다.
兆는 거북을 태우면 배에 여러 갈래로 많은 금이 가는 모양이 나오는데 그것을 그린 것이며, 그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殷(은)나라 때 吉凶(길흉)을 占(점)쳤기 때문에 ‘점치다, 조짐’의 뜻이 되어 ‘조짐 조, 점괘 조, 점칠 조’라 합니다. 훗날 억의 만 곱절에 該當(해당)하는 숫자로도 가차가 되어 ‘조’의 숫자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卜(점 복, 점칠 복)은 한 쪽으로만 갈라지는 모양을 그린 것이고, 兆(조)는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그래서 兆朕(조짐)이란 거북을 태워 吉凶(길흉)이 일어날 幾微(기미)가 미리 보이는 變化(변화)를 말하는 것이니 徵兆(징조)로써 알아챌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무릇 임금은 작은 徵兆(징조)를 보고 앞으로 일어날 큰일을 미리 내다 보아서 좋은 일은 實行(실행)하고, 凶(흉)한 일에는 미리 對備(대비)를 했습니다. 큰일을 하려는 사람은 작은 일도 無心(무심)히 보지 않으며 더욱이 큰일에는 앞일을 내다보는 慧眼(혜안)을 가지고 全心全力(전심전력)을 다해야 이룰 수 있는 법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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