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4)
차단(遮斷)
오늘은 遮斷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어사전적(國語辭典的) 해석(解釋)은 1.액체(液體)나 기체(氣體) 따위의 흐름 또는 통로(通路)를 막거나 끊어서 통(通)하지 못하게 함. 2.다른 것과의 관계(關係)나 접촉(接觸)을 막거나 끊음이라고 나옵니다. 한자(漢字)의 어원적(語源的) 解釋을 보겠습니다. 遮는 庶(여러 서)와 辶(쉬엄쉬엄 갈 착)이 합쳐진 글자이며, 가리다. 보이지 않게 막다. 감추다. 숨기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차’로 읽는 글자입니다.
庶는 广(집 엄)과 炗(빛 광)이 합쳐진 글자이며, 炗은 光(빛 광)의 고자(古字)입니다. 뜻은 여러, 무리, 서출(庶出;첩의 자식이나 자손), 많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서’로 읽습니다. 따라서 庶는 집 안에 불빛이 있으니 많은 무리들이 모인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遮(차)는 많은 무리들이 가면 앞이 가로 막힌다는 뜻이 됩니다. 앞이 막히면 가려지게 되어 보이지 않게 되고, 그 속에 숨는 모양이 되는 것입니다. 용례(用例)로 쓰이는 말은 遮斷(차단), 遮日(차일;햇볕을 가리기 위(爲)하여 치는 포장(布帳)), 遮路 (차로; (통행하지 못하도록) 길을 막음), 遮光(차광;광선(光線)을 막아 가림) 등이 있습니다.
斷은 㡭(이을 계)와 斤(도끼 근)이 합쳐진 글자이며, 끊다. 나누다. 결단(決斷)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단’으로 읽는 글자입니다. 㡭(이을 계)는 베틀에 날실이 걸려 있는 모양을 상형(象形)한 것입니다. 斤(도끼 근)은 벤다는 뜻이므로, 천을 짜다가 잘못 되면 자른다는 말입니다. 천이 잘못 짜지면 자르고 다시 실을 이어서 짜야합니다. 그 글자가 繼(이을 계)입니다. 베틀에 실을 다시 주어 잇는다는 뜻입니다.
베틀은 천을 짜는 틀이므로 실을 공급해 주어야만 합니다. 그 뜻으로 쓴 글자가 納(들일 납) 즉, 실(糸)을 베틀 안(內)으로 들여 넣는다는 뜻이 됩니다. 천을 짠다는 말은 베틀에 날실을 팽팽하게 걸어 놓고, 씨실을 북(북은 한자로 杼(저)라고 씁니다) 속에 넣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짜게 됩니다. 이 때 날실은 팽팽하게 걸려 있지 않으면 씨실을 좌우로 움직이기 어렵게 되므로 팽팽하게 베틀에 걸려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날실은 經(날실 경)이라 쓰고, 씨실은 날실과 방향이 어긋나게 가야 하므로 緯(씨실 위)라고 씁니다. 經은 실이 곧게 걸려있다는 뜻이고, 緯는 실이 어긋나게(違;어길 위) 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천이 짜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經緯(경위)입니다. 經緯(경위)를 辭典(사전)에서 찾아보면 1.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 2.일이 進行(진행)되어 온 過程(과정). 3.經度(경도)와 緯度(위도)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즉 이런 말들은 베틀에서 실이 짜지는 모양에서 派生(파생)된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經緯(경위)가 반드시 있는 法(법)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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