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7) 사전(辭典)
사전(辭典)이란, 국어사전에는 어떤 범위(範圍)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一定)한 순서(順序)로 배열(配列)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發音), 의미(意味), 어원(語源), 용법(用法) 따위를 해설(解說)한 책(冊)이라고 나옵니다. 사전(辭典)을 한자(漢字)의 어원적(語源的) 의미로 살펴보겠습니다. 辭는 亂(어지러울 란)의 생략자(省略字)와 辛(매울 신)이 합쳐진 글자로, ‘말씀, 사퇴(辭退)하다, 사양(辭讓)하다, 알리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사’로 읽습니다.
亂(란)은 금문(金文)에는 을(乙)이 없었던 글자인데, 爫 (손톱 조)와 又(또 우)와 冖(덮을 멱)과 나머지 모양은 실이 얽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두 손을 써서 얽힌 실을 풀려고 하다’는 뜻이기에, 다스린다는 의미가 나오며, 실이 얽혀있기에 어지럽다는 뜻도 되는 것입니다. 乙은 실의 형상입니다.
辛(신)은 갑골문(胛骨文)과 금문(金文)에서는 날카로운 물건(物件)을 그린 도구(道具)로, 고대(古代)에 죄인(罪人)의 얼굴에 문신(文身)을 새겨 넣을 때 쓰던 칼과 같은 것으로, 맵다, 괴롭다, 고생하다, 허물, 죄 등의 뜻이 됩니다. 따라서 죄인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辭(사)는 송사(訟事)에서 하는 말을 뜻합니다. 여기서 亂(란)은 어지럽게 얽혀있는 죄를 따지는 것이며, 다스린다는 의미도 됩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辭表(사표); 어떤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적은 글. 答辭(답사); 회답(回答)하는 말. 辭絶(사절); 사양(辭讓)하여 받지 아니함. 供辭(공사) ; 범인(犯人)이 자신(自身)의 범죄(犯罪) 사실(事實)을 진술(陳述)하는 말. 名辭(명사); 개념(槪念)을 나타내는 말. 亂辭(난사) ; 조리가 닿지 않는 어지럽고 난잡(亂雜)한 말. 등이 있습니다.
典은 책 책(冊)과 丌(臺 기)를 합친 글자이며, 법, 경전, 책, 서적, 抵當(저당) 잡히다. 맡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전’으로 읽습니다. 설문해자에서 ‘典(전)은 5帝(제)의 책이며, 책(冊)이 받침대(丌;대 기) 위에 있으며, 책을 소중하게 보관한다는 뜻이며, 큰 책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5帝(임금 제)는, 禮記(예기)에서 太昊(태호), 神農(신농), 黃帝(황제), 少昊(소호), 顓頊 (전욱)을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胛骨文(갑골문)에서 典은 책을 두 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받드는 소중한 책을 뜻하는 것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經典(경전) ; 경서(經書), 종교(宗敎)의 교리(敎理)를 적은 글. 法典(법전); 법(法)을 기록(記錄)한 책(冊). 典範(전범) ; 본보기가 되는 규범(規範). 字典(자전) ; 많은 한자(漢字)를 모아 낱낱이 그 뜻을 풀어놓은 책(冊). 典當鋪(전당포) ; 전당(典當)을 잡고 돈을 꾸어 주는 곳.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辭典(사전)은 어지럽게 얽혀있는 말들을 본보기가 되도록 그 뜻을 조리 있게 풀어 놓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 많이 깨져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합니다. 사전을 제대로 活用(활용)하는 智慧(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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