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이야기 '사전'

bindol 2020. 12. 19. 05:11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7) 사전(辭典)

 

사전(辭典)이란, 국어사전에는 어떤 범위(範圍)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一定)한 순서(順序)로 배열(配列)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發音), 의미(意味), 어원(語源), 용법(用法) 따위를 해설(解說)한 책()이라고 나옵니다. 사전(辭典)을 한자(漢字)의 어원적(語源的) 의미로 살펴보겠습니다. (어지러울 란)의 생략자(省略字) (매울 신)이 합쳐진 글자로, ‘말씀, 사퇴(辭退)하다, 사양(辭讓)하다, 알리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로 읽습니다.

 

()은 금문(金文)에는 을()이 없었던 글자인데, (손톱 조) (또 우) (덮을 멱)과 나머지 모양은 실이 얽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두 손을 써서 얽힌 실을 풀려고 하다는 뜻이기에, 다스린다는 의미가 나오며, 실이 얽혀있기에 어지럽다는 뜻도 되는 것입니다. 은 실의 형상입니다.

 

()은 갑골문(胛骨文)과 금문(金文)에서는 날카로운 물건(物件)을 그린 도구(道具), 고대(古代)에 죄인(罪人)의 얼굴에 문신(文身)을 새겨 넣을 때 쓰던 칼과 같은 것으로, 맵다, 괴롭다, 고생하다, 허물, 죄 등의 뜻이 됩니다. 따라서 죄인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는 송사(訟事)에서 하는 말을 뜻합니다. 여기서 ()은 어지럽게 얽혀있는 죄를 따지는 것이며, 다스린다는 의미도 됩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辭表(사표); 어떤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적은 글. 答辭(답사); 회답(回答)하는 말. 辭絶(사절); 사양(辭讓)하여 받지 아니함. 供辭(공사) ; 범인(犯人)이 자신(自身)의 범죄(犯罪) 사실(事實)을 진술(陳述)하는 말. 名辭(명사); 개념(槪念)을 나타내는 말. 亂辭(난사) ; 조리가 닿지 않는 어지럽고 난잡(亂雜)한 말. 등이 있습니다.

 

은 책 책() ( )를 합친 글자이며, , 경전, , 서적, 抵當(저당) 잡히다. 맡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으로 읽습니다. 설문해자에서 () 5()의 책이며, ()이 받침대(;대 기) 위에 있으며, 책을 소중하게 보관한다는 뜻이며, 큰 책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5(임금 제), 禮記(예기)에서 太昊(태호), 神農(신농), 黃帝(황제), 少昊(소호), 顓頊 (전욱)을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胛骨文(갑골문)에서 은 책을 두 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받드는 소중한 책을 뜻하는 것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經典(경전) ; 경서(經書), 종교(宗敎)의 교리(敎理)를 적은 글. 法典(법전); ()을 기록(記錄)한 책(). 典範(전범) ; 본보기가 되는 규범(規範). 字典(자전) ; 많은 한자(漢字)를 모아 낱낱이 그 뜻을 풀어놓은 책(). 典當鋪(전당포) ; 전당(典當)을 잡고 돈을 꾸어 주는 곳.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辭典(사전)은 어지럽게 얽혀있는 말들을 본보기가 되도록 그 뜻을 조리 있게 풀어 놓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 많이 깨져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합니다. 사전을 제대로 活用(활용)하는 智慧(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 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