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8) '도로(道路)'

bindol 2020. 12. 19. 05:13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8) '도로(道路)'

 

 

도로(道路)는 일반적(一般的)으로 차량(車輛)이나 사람이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길을 말합니다. 하지만 ()도 길이요, ()도 길을 뜻합니다. 이 두 글자가 똑 같은 의미라면 한 글자는 만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그 글자가 의미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달리 글자를 또 만든 것입니다. 한자(漢字)의 어원(語原)으로 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길은 길게 이어져야 하며, 빠지는 구덩이가 없어야 하고 평탄(平坦)해야 합니다. 그래서 편히 갈 수 있는 길, ()이 없는 길을 ()하다라고 합니다. 다니는 길에는 길 도(), 길 도(), 길 로()가 있는 데 그 차이(差異)를 알아보겠습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탈 승)이라고 하는 데, 이 수레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1이라 하며 그 길을 라 합니다. 2의 길을 라 하고, 3의 길을 라고 합니다.

, 길의 폭()의 크기가 다른 것입니다. ()를 들면 서울의 종로(鐘路)는 아주 넓은 길인데, 그것을 가로로 지르는 길을 (거리 가)라고 하며, 종로 1, 2, 3 이런 식으로 사거리가 됩니다. 을지로(乙支路), 퇴계로(退溪路)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는 거리, 대로(大路), 한길(사람이나 차가 많이 다니는 넓은 길), 네거리 등을 의미하며 가로 읽습니다. 다닐 행()에 흙을 포개 놓은 땅의 모양인 규()를 합친 것으로 사거리는 길이 교차(交叉)되므로 흙이 겹쳐지게 되는 거지요.

 

길 도(), 길 도(), 길 로()를 다른 의미로 비교(比較)해 보겠습니다. (길 도) (나 여) (쉬엄쉬엄갈 착)이 합쳐진 글자로, 는 남방식(南方式) 집을 그린 것으로 내가 사는 집을 뜻한 것이지만 사는 주체(主體) 이므로 나를 뜻합니다. 이 두 글자를 합해보면 내 집으로 가는 길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에는 시간(時間)의 여유(餘裕)가 있어 천천히 가므로 서행(徐行) 하게 됩니다. 천천히 할 서, 천천히 서로 읽습니다. (길 도)의 옛 글자는 인데, () (머리 수)를 합친 글자이고, 현재는 (쉬엄쉬엄 갈 착) 를 씁니다. 사거리에 머리가 있는 모습이므로, 즉 사거리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方向)으로 머리를 돌려 향하고 가는 길을 말합니다.

 

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目的地)에 인도(引導) 하는 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도덕적(道德的)으로 향해가는 길도 라고 합니다. 모든 동물들은 머리를 먼저 앞세우고 길을 가기 마련입니다. (길 로)는 발 족()과 각각 각()을 합친 글자로, 을 거꾸로 쓴 것이기에, 서로 왕복(往復)할 수 있는 길을 의미합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解釋)하면 각자 발로 걸어 다니는 길이 됩니다. 이처럼 漢字에서는 글자가 다르면 의미가 다른 법()입니다. 이렇게 漢字는 구별(區別)하여 알아야 합니다. /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