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39) '기각(棄却)'
흔히 新聞(신문) 紙上(지상)에서 ‘事件(사건)이 棄却(기각)되었다’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棄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棄却이란 말은 國語辭典(국어사전)에는 ‘1. 物品(물품)을 내버림. 2. 訴訟(소송)을 受理(수리)한 法院(법원)이, 訴(소)나 上訴(상소)가 形式的(형식적)인 要件(요건)은 갖추었으나, 그 內容(낸용)이 實體的(실체적)으로 理由(이유)가 없다고 判斷(판단)하여 訴訟(소송)을 終了(종료)하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棄却이란 漢字(한자)를 하나씩 풀어 그 語源(어원)을 比較(비교)해 보겠습니다.
棄는 (亠와 厶)의 合體字(합체자)와 나머지 글자는 키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모양을 그린 글자로, 버리다, 그만두다, 돌보지 않다, 물리치다, 잊다 등의 뜻이며 音(음)은 ‘기’로 읽습니다. (亠와 厶)의 合體字(합체자)는 ‘아이 돌아 나올 돌’로 읽으며, 나머지 글자는 ‘큰 키 반’으로 읽는 글자입니다. 胛骨文(갑골문)의 字形(자형)은 어린 아기를 키에 담아 두 손으로 버리는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金文(금문)의 字形(자형)은 弃(버릴 기)로 지금의 簡體字(간체자)와 모양이 같습니다.
說文解字(설문해자)의 解說(해설)에는 ‘버린다는 뜻이며 두 손으로 키를 밀어 버린다’ 라고 했습니다. 古代(고대)에는 아기가 죽는 일이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기가 죽게 되면 버릴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버리다’의 뜻이 된 글자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棄却(기각), 抛棄(포기)/ 하던 일을 중도(中途)에 그만두어 버림, 廢棄(폐기)/ 못 쓰게 된 것을 버림, 遺棄(유기)/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음, 破棄(파기)/ 깨뜨리거나 찢어서 내어버림., 放棄(방기)/ 버리고 돌아보지 아니함. 등이 있습니다.
却은 俗字(속자)이며, 卻(각)이 本字이나 지금은 卻(각)보다 俗字인 却을 많이 쓰입니다. 물리치자, 물러나다, 돌아가다, 그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각’으로 읽습니다. 說文解字(설문해자)의 解說(해설)에는 ‘하고 싶은 것을 節制(절제)한다’는 뜻이라 했습니다. 즉, 절제하여 물리치는 것을 말합니다. 却은 去(갈 거)와 卩(병부절)이 합쳐진 글자로, 去는 사람이 서로 멀어진다는 뜻으로 ‘간다’는 意味(의미)입니다.
卩은 兵符(병부)를 의미하지만 이 병부를 받을 때는 아래 사람이 무릎을 반드시 꿇기에 ‘무릎 꿇을 절’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무릎을 꿇게 하고 멀리 보내니 물리친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賣却(매각)/ 물건(物件)을 팔아 버림, 燒却(소각)/ 불에 태워 없애 버림, 消却(소각)/ 지워 없애 버림, 忘却(망각)/ 잊어버림, 冷却(냉각)/ 차게 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最終的(최종적)으로 棄却이란 뜻은 죽은 아기를 키에 담아 버리는 것처럼 물리쳐 버리고 돌아보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世上(세상)은 살면서 가지려고 하는 것보다 놓아버리는 것이 훨씬 중요할 때가 많은 법이지요. 그래야 힘이 들지 않으며 마음도 편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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