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폭서(暴暑)'

bindol 2020. 12. 19. 05:20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44)

 

'폭서(暴暑)'

 

유난이도 올 여름은 찌는 듯이 더웠습니다. 國語辭典(국어사전)에는 暴暑(폭서)란 매우 심한 더위로 불볕더위라고 되어 있습니다. 暴暑 漢字(한자)말로 풀어 보겠습니다. 은 사납다, 난폭하다, 모질다, 세차다, 해치다, 쬐다, 햇볕에 말리다 등의 등이며, ‘이나 로 읽습니다. 暴惡포악)이나 橫暴(횡포) 등은 로 읽고 그 외에는 一般的(일반적)으로 暴力(폭력)이나 暴言(폭언), 暴炎(폭염), 暴風(폭풍), 暴行(폭행), 暴騰(폭등), 暴雨(폭우) 사납다는 뜻을 가진 單語(단어) 大體(대체) 으로 읽습니다.

 

本字(본자) 이며 (해 일) (날 출) (두 손 받들 공) (쌀 미)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이것을 풀이하면 쌀을 두 손으로 들어 햇볕에 내 놓다는 말이 됩니다. 쌀뒤주에 쌀을 保管(보관)하다 보면 바구미가 생기거나 눅눅해지게 되므로 볕이 좋은 날에 쌀을 말려서 바구미를 退治(퇴치)하고 濕氣(습기)를 없애는 일인 것입니다.

現在(현재) 楷書體(해서체) 模樣(모양) 을 생략한 형태로 이 되어 있는데, (해 일) (함께 공) (물 수) 合體字(합체자)로 되어 있습니다. ()나라 때의 段玉裁(단옥재) 先生(선생) 해가 나오면 벼를 두 손으로 받들어 말린다라고 풀이 했습니다. (說文解字注) 胛骨文(갑골문)이나 金文(금문)에는 보이지 않는 글자입니다.

나중에 자가 暴惡(포악)하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原來(원래)의 뜻인 햇볕에 말린다 意味(의미)는 다시 (해 일)을 더해 (쬐다, 햇볕에 말리다/)을 만든 것입니다.

 

쓰이는 單語(단어)로는 曝白(포백); 마전. 생피륙을 삶거나 빨아 볕에 바래는 일, 曝書(폭서); 서책(書冊)을 볕에 쬐고 바람에 쐬는 일, 曝曬(포쇄); (젖거나 축축한 것을) 바람을 쐬고 볕에 바램. 등이 있습니다.

 

는 덥다, 더위 등의 뜻이며 로 읽습니다. 갑골과 금문에는 보이지 않으며, 설문해자에는 熱也. 라고 하여 덥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 ()가 합쳐진 글자이며, 解說(해설) 定說(정설)은 없습니다만 ()의 위부분의 모양은 벼나 기장의 變形字(변형자)로 보이며, 아래의 ()은 솥을 그린 것으로, 솥에 기장을 넣어 삶는 모양을 그린 글자로 봅니다. 그래서 (삶을 자)의 생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는 위의 은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모양이고, 아래 는 삶는 모양이니 덥다는 의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暴暑는 세차게 덥다, 사나운 더위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여름날의 사나운 더위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일은 苛斂誅求(가렴주구; 가혹(苛酷)하게 세금(稅金)을 거두거나 백성(百姓)의 재물(財物)을 억지로 빼앗음)입니다. 예나 只今(지금)이나 百姓(백성)들을 배불리 먹게 해주고 편히 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爲政者(위정자;정치(政治)를 하는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