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48) '설악산(雪嶽山)'
丹楓(단풍)이 드는 季節(계절)입니다. 설악산의 단풍을 始作(시작)으로 우리나라가 울긋불긋 붉게 물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錦繡江山(금수강산)이라고도 하지요. 북쪽 金剛山(금강산)의 단풍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雪嶽山이라고 檢索(검색)을 해보면 “강원도(江原道) 양양군(襄陽郡)과 인제군(麟蹄郡) 사이에 있는 산(山). 태백산맥(太白山脈) 중(中)에 솟은 명산(名山)으로 주봉(主峰)은 대청봉(大靑峰)이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을 동서(東西) 경계선(境界線)으로 하여 인제군(麟蹄郡) 쪽을 내설악(內雪嶽), 양양군(襄陽郡) 쪽을 외(外)설악이라 하며 남한(南韓) 3대 고산(高山) 중(中)의 하나로서 그 고준(高峻) 웅장(雄壯)함과 아름다운 산악미(山岳美)는 한국(韓國) 제1(第一)의 관광(觀光) 명소(名所)로 알려져 있다.”라고 나옵니다.
오늘은 雪嶽이란 漢字(한자)를 풀어보겠습니다. 雪은 눈, 흰색, 희다 씻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며, ‘설’로 읽는 글자입니다. 雪은 雨(비 우)와 손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이루어진 글자로 이 模樣(모양)대로 解釋(해석)하면 ‘손으로 비처럼 떨어지는 눈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으나, 本字(본자)는 䨮로 쓰며 雨(우)와 彗(혜)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彗는 ‘살별(혜성), 꼬리별, 빗자루, 쓸다’의 뜻으로 쓰이며, ‘혜’로 읽습니다. 길게 꼬리를 내며 밤하늘을 지나는 살별을 말하는데, 이것과 마당을 쓰는 비는 그 모양이 너무나 恰似(흡사)합니다. 싸리비로 마당을 쓸면 자국이 길게 나듯이 살별도 긴 꼬리를 내며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비(자루)가 하는 일은 쓰레기를 쓸어버리는 役割(역할)을 하므로 ‘쓸다, 털어내다’의 뜻도 되는 것입니다.
嶽은 ‘큰 산, 높은 산, 우뚝 솟다’의 뜻으로 쓰이며, ‘악’으로 읽습니다. 山(뫼 산)과 獄(감옥 옥)이 합쳐진 글자이며, 古字(고자)로는 岳으로도 쓰는 글자입니다. 山은 산의 모양을 본뜬 것이고, 獄은 犾과 言이 합쳐진 글자로, 犾은 ‘개가 싸우다, 개가 서로 짖다’의 뜻이며 ‘은’으로 읽으나 여기에서의 모양은 두 마리의 개란 뜻입니다, 여기에 言(말씀 언)을 더했으니 두 마리 개가 서로 마주보며 짖는다, 싸운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두 마리 개가 서로 마주 싸우면 主人(주인)이 뜯어 말리고 집에 가두어 놓으므로 ‘監獄(감옥), 訟事(송사), 罪(죄)의 뜻이 됩니다.
즉, 原告(원고)와 被告(피고)가 서로 다투면 判決(판결)을 하여 감옥에 가두는 모양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嶽(악)은 監獄과도 같은 山이니, 산이 매우 높고 험하여 들어가면 나오기 어려운 산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雪嶽山은 ‘흰 눈으로 덮인 감옥처럼 험한 산’이란 말입니다. 산의 地名(지명) 중에 ‘악’이란 말이 붙은 산은 모두 험한 산입니다. 이와 같이 漢字(한자)는 그 狀況(상황)을 어떤 模樣(모양)에 比喩(비유)하여 만든 글자이므로, 그 背景(배경)과 상황을 잘 認識하면 매우 재미있고 알기 쉬운 글자라 할 수 있습니다. 글/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 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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