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55) '맥락(脈絡)'
‘斷絶(단절)된 脈絡(맥락)을 어어 가야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번에는 脈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國語辭典(국어사전)에서 脈絡을 찾아보면 ‘血管(혈관)이 서로 連絡(연락)되어 있는 系統(계통)’ ‘事物(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關係(관계)나 聯關(연관)’이라고 나옵니다.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脈絡을 살펴보겠습니다.
脈은 月(육달월)과 派(물갈래 파)에서 氵(물 수)를 생략한 글자인 ‘물 갈라져 흐르는 모양 비’(혹은 ‘파’로도 읽음)가 합쳐진 글자로, ‘줄기, 脈(맥), 血脈(혈맥), 血管(혈관), 診脈(진맥)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맥’으로 읽습니다. 여기서 月은 ‘달’이 아니라 ‘고기나 몸’을 뜻하며 ‘월’로 읽습니다. 주로 漢字(한자)의 왼쪽 邊 (변) 쪽에 자리합니다. 漢字의 오른쪽인 傍(방)에 붙는 月은 주로 ‘달, 歲月(세월), 한 달, 달 마다’ 등을 뜻하며 역시 ‘월’로 읽습니다.
脈은 脉, 䘑, 衇으로도 쓰이며 모두 같은 뜻의 글자이며 ‘맥’으로 다 읽습니다. 小篆(소전)의 글자는 衇이 本字(본자)이며 ‘피가 몸속에서 갈라져 흐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脈(맥)을 풀이하면 ‘몸에서 흐르는 血管(혈관)이 물이 갈라지듯 갈라지며 흐른다’는 뜻이며, 脉(맥)은 ‘갈라진 줄기나 혈관이 하나로 합쳐지며 흐른다’는 뜻입니다. 물줄기나 혈관 등의 줄기는 합쳐지기도 하며 갈라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永(길 영)자는 ‘물 갈라져 흐르는 모양 비’자를 거꾸로 뒤집어 쓴 모양의 글자입니다.
그러므로 脈과 脉은 같은 의미가 됩니다. 世上萬物(세상만물)은 줄기로 이어져 있는데, 물에는 이어져 흐르는 水脈(수맥)이 있고, 산에는 이어져 뻗은 山脈(산맥)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血脈(혈맥)이 있어 그 길을 따라 脈搏(맥박)이 뛰며, 氣血(기혈)이 이어지는 經脈(경맥)이 있어 氣(기)와 血(혈)이 돌며 循環(순환)합니다. 絡은 糸(가는 실 멱)과 各(각각 각)이 합쳐진 글자이며, ‘잇다, 둘러싸다, 얽다, 묶다, 줄, 그물’ 등을 뜻하며 ‘락’으로 읽습니다.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絮(서)也’라 하여 솜을 뜻합니다. 糸(가는 실 멱)은 여기서는 絲(실 사)의 생략자로 보아 실을 꼰 모양을 그린 것입니다.
各(각)은 원래 발이 집을 향해 들어오는 모양을 그린 것으로 ‘들어오다, 다다르다’의 뜻이었는데, 집으로 들어오는 時刻(시각)은 各自(각자) 다르므로 ‘각각, 각자’의 뜻으로 쓰게 된 글자입니다. 따라서 絡은 ‘각각 떨어져 있는 실을 이어서 연결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脈絡(맥락)은 ‘血管(혈관) 等(등)의 脈(맥)이 떨어진 것 없이 全部(전부) 다 줄기져 이어지다’의 意味(의미)입니다. 사람은 社會的(사회적)인 動物(동물)이라 혼자 떨어져서는 살기가 어렵습니다. 世上(세상)을 살아갈 때 많은 사람과 서로 엮어지며 살아가게 되니 서로가 配慮(배려)해야 살기 좋은 세상이 됩니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自身(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나 뿐인 놈’ 즉 나만 생각하는 ‘나쁜 놈’이라는 汚名(오명)을 덮어쓰게 됩니다.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사람은 나쁜 놈이라 해도 誇言(과언)이 아닌 게지요.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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