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57) '정곡 (正鵠)'
‘그 사람이 내 정곡(正鵠)을 찔러서 말문이 막혔다’라는 말을 씁니다. 이 말을 國語辭典(국어사전)에 살펴보면 과녁의 한가운데 되는 點(점), 목표(目標) 또는 핵심(核心)의 비유(比喩)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正鵠을 한자(漢字)의 의미(意味)로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正鵠은 활을 쏘는 과녁의 이름을 말하는데, 과녁의 제일 바깥 테두리 부분을 侯(과녁 후)라고 하며, 그 길이는 가로세로 1丈의 크기입니다. 그 안의 4尺(척) 크기의 과녁을 鵠이라 하며, 또 그 안의 2尺 크기의 과녁을 正이라 하며 과녁의 제일 中心(중심) 되는 곳은 質(질)이라고 합니다.
正은 일(一)과 止(지)를 합친 글자로, 바르다, 正直(정직)하다, 바로잡다, 征伐(정벌)하다, 主(주)가 되는 것. 등의 뜻으로 쓰이며, ‘정’으로 읽습니다. ‘一’은 하나, 모든, 같다, 만일, 오로지. 등의 뜻으로 쓰이며 ‘일’로 읽습니다. ‘止’는 사람의 발의 모양이나 발을 써서 걸어가다, 걸음을 걷다가 멈추어 선다는 뜻을 表現(표현)한 글자로, 그치다, 금하다, 멈추다, 머무르다, 이르다, 禮儀(예의), 擧動(거동) 等等(등등). 쓰이는 意味(의미)가 多樣(다양)하며 ‘지’로 읽습니다.
따라서 正이란 나아가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바르다는 말이며, 옳다는 뜻입니다. 正義(정의)는 진리(眞理)에 맞는 올바른 도리(道理)를 의미하므로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입니다. 비슷한 글자인 征(정)이라는 말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왕이 直接(직접) 정벌하러 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치다, 討伐(토벌)하다, 정벌하다의 뜻이 되는 것이며 하나가 되면 ‘바르다’의 의미가 됩니다. 하지만 正鵠에서의 正은 작고 怜悧(영리)한 새를 가리키는 題肩鳥(제견조)를 말합니다. 題肩鳥는 무척 재빠르고 敏捷(민첩)해서 활로 맞히기 아주 어려운 새입니다. 그래서 과녁의 작은 부분인 正은 맞히기 어려운 곳을 말합니다.
鵠은 告(고)와 鳥(조)를 합친 글자로, 고니, 따오기, 희다, 과녁. 등의 뜻으로 쓰이며, ‘곡‘으로 읽습니다. 고니는 겨울 철새로 하늘을 날 때 아주 높이 날아가므로 활을 쏘아서 잡기가 대단히 힘이 듭니다. 따라서 正보다 좀 더 큰 과녁 부분인 鵠도 맞히기 어렵다는 것을 말합니다. 고니는 오리 과의 鳥類(조류)로 날개의 길이가 5-60cm 정도 되며, 그 울음소리가 ’꾸억꾸억‘ 하며 울기 때문에 그 소리를 적은 글자인 ’告(고)‘에다 새를 意味(의미)하는 鳥(조)를 합쳐 고니를 表現(표현)한 글자입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正鵠이란 과녁의 中心部分(중심부분)인 正과 鵠을 합친 글자이며, 사람의 心中(심중)을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그래서 相對(상대)의 意中(의중)을 把握(파악)해 正鵠을 찌르면 가슴이 뜨끔하며 놀라게 됩니다. 사람을 대할 때 함부로 正鵠을 찌르는 말을 해서는 안 되며 상대를 配慮(배려)하여 말도 가려가며 調和(조화)롭게 해야만 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 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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