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이야기(62) '진척(進陟)'
우리가 흔히 쓰는 ‘오늘 協商(협상)이 제대로 進陟되었다.’ ‘土木工事(토목공사)가 어느 程度(정도) 進陟 되었나?’ 하는 말들을 쓰는데 進陟이란 말의 意味(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國語辭典(국어사전)에서 進陟을 찾아보면 ‘일이 目的(목적)한 方向(방향)대로 進行(진행)되어 감’이라고 나옵니다.
漢字(한자)의 意味로 한 글자씩 보겠습니다. 進은 隹(추)와 辶(착)이 합쳐진 것으로, 나아가다, 오르다, 더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진’이라고 읽습니다.
隹는 꽁지가 짧은 새의 總稱(총칭)이라고 하지만, 대체로 몸집이 작은 새를 意味할 때 쓰이는 글자이며, 새의 모습을 그린 象形字(상형자)로 ‘추’라고 읽습니다.
辶은 본디 辵으로 쓰는 글자인데 變形(변형)이 된 模樣(모양)이며, 彳(자축거릴 척, 조금 걸을 척)과 止(그칠 지, 멈출 지, 발 지)를 합친 글자이며, 조금 걷다가 쉬고 조금 걷다가 쉬면서 가므로 ‘쉬엄쉬엄 간다’는 뜻이 되며 ‘착’으로 읽습니다.
‘착’이라는 音價(음가)로 읽는 理由(이유)는 目的地(목적지)까지 가기에 到着(도착)한다는 뜻인 ‘到着’의 ‘着(착)’인 것입니다. 따라서 進이란 ‘目的地까지 앞으로 향해 가다’의 뜻이 됩니다.
그런데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새를 넣은 理由(이유)는, 새는 오직 앞으로만 나아갈 줄 알기 때문입니다. 새는 뒷걸음을 칠 줄 모르며, 뒤로 날지도 못합니다.
說文解字(설문해자)에는 登也(등야). 從辵(종착), 閵省聲(린생성)이라 하여, ‘올라간다. 착은 意味部分(의미부분)이고 린의 省略形(생략형)은 發音部分(발음부분)이다.’라고 풀이하였습니다.
쓰이는 單語(단어)로는 進行(진행; 일을 처리(處理)해 나감), 推進(추진 ; 밀고 나아감), 促進(촉진 ; 재촉하여 빨리 나아가게 함) 등이 있습니다.
陟은 阝(부)와 步(보)가 합쳐진 글자로, ‘오르다, 登極(등극)하다, 昇進(승진)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로, ‘척’으로 읽습니다.阝는 본디 阜로 썼던 것이 변형된 것으로, ‘언덕, 크다, 높다, 많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주로 ‘언덕 부’라고 읽습니다.
步는 왼 발과 오른발을 아래위로 디딘 모습을 그린 것으로 ‘걸음, 걷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로, ‘보’로 읽습니다.
따라서 陟(척)은 언덕을 두발로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그렸으므로, ‘ 오르다, 승진하다’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進陟 외에 陟降(척강 ; 오르락내리락함), 黜陟(출척 ; 못된 사람을 내쫓고 착한 사람을 올리어 씀) 등이 있습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進陟이란, 目的(목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언덕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기에 힘이 들고, 빨리 올라가려 할수록 힘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는 목적지인 頂上(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쉼 없이 努力(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감히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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