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65) '남용(濫用)'
요사이 權力(권력)을 濫用(남용)함으로 인해 많은 不祥事(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권력이 되었든 힘이든 간에 뭐든지 適當(적당)하고 適切(적절)하게 써야 되는 것이지, 어느 限界(한계)를 넘어서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됩니다.
즉 "과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로, 지나친 것은 不足(부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濫用의 비슷한 말로는 濫發(남발)하다, 過用(남용)하다, 誤用(요용)하다 등이 있습니다.
濫用을 國語辭典(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 一定(일정)한 基準(기준)이나 限度(한도)를 넘어서 함부로 씀. 2. 權利(권리)나 權限(권한) 따위를 本來(본래)의 目的(목적)이나 範圍(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行使(행사)함.’ 이라고 나옵니다. 濫用을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한 글자씩 알아보겠습니다.
濫은 氵(수)와 監(감)이 합쳐진 글자로, ‘넘치다, 퍼지다, 함부로 하다, 氾濫(범람)하다, 마구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람’이라고 읽습니다. 直譯(직역)을 하면 그릇 안에 들어있는 물이 넘치는 것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릇 안에 들어 있는 물은 가만히 있지만 물을 계속 부으면 넘치게 되는 것은 當然(당연)한 理致(이치)지요. 그릇에 물을 계속 부어 넘치게 하는 行爲는 溢(넘칠 일)이며, 넘치는 그 모양은 濫(람)입니다. 그래서 濫觴(남상)이라는 말도 있는데, 술잔에 겨우 넘칠 정도(程度)의 작은 물이라는 뜻으로, 큰 강물도 그 근원(根源)은 술잔이 넘칠 정도(程度)의 작은 물에서 시작(始作)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모든 事物(만물)의 始初(시초)나 일의 시초를 의미합니다.
氵는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라 할 수 있으며, 監은 臣(신하 신)과 人(사람 인)과 丶(점 주)와 皿(그릇 명)이 합쳐진 글자로, 臣은 원래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며, 人은 사람을, 丶와 皿은 그릇에 담겨 있는 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그릇에 담겨 있는 물을 사람이 눈으로 쳐다본다는 말입니다. 그릇에 담긴 물을 내려다보는 이유는 그 當時(당시)에는 거울이 없었기 때문에 큰 그릇에 물을 담아 거울로 代用(대용)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거울은 쇠로 만들었으므로 鑑(거울 감)이라는 글자도 나오게 됩니다.
用은 ‘쓰다, 베풀다, 행하다, 用度(용도), 費用(비용), 그릇, 道具(도구)’ 등의 뜻으로 쓰이며, ‘용’으로 읽습니다. 用은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用. 可施行也(가시행야). 從卜(종복), 從中(종중). ‘용은 시행할 수 있다. 복과 중은 모두 뜻이다’고 했습니다.
즉, 占(점)을 쳐서 점괘가 나오는 그대로 시행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說明(설명)으로는 울타리나 그릇모양을 그린 것으로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사용하다. 쓰다’의 의미로도 解釋(해석)하기도 합니다. 혹은 거북의 등판을 그린 것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濫用은 그릇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을 함부로 써 버린다는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함부로 써버리면 결국은 없어질 것이며 그 결과는 뻔합니다. 濫이 들어가는 單語(단어) 全部(전부) 넘친다는 뜻이니 좋은 뜻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넘치는 것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한 것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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