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88)/ 기해년(己亥年) |

bindol 2020. 12. 20. 05:56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88)/ 기해년(己亥年)

 

2018년 戊戌年(무술년)이 지나고 2019년 己亥年(기해년)이 왔습니다. 올해를 황금 돼지해라고 합니다. 昨年(작년)은 황금 개띠해라고 하지요. 왜 작년을 황금 개의 해라고 하고 올해를 황금 돼지라고 할까요. 그 理由(이유)가 궁금하지 않나요? 그 이유를 說明(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天干(천간)과 地支(지지)에 관한 말입니다.

 

天干은 무엇이며 地支는 무얼 말하는가? 옛날 사람들은 時間(시간)의 槪念(개념)을 現代人(현대인)들처럼 2018년이나 2019년 몇월 몇일처럼 숫자로 말하지 않았으며 甲子(갑자), 乙丑(을축) 이런 식으로 시간의 개념을 나타냈습니다. 왜 天干은 甲(갑)에서 始作(시작)을 하고 癸(계)에서 끝나는가? 왜 地支는 子(자)에서 시작을 하고 亥에서 끝나는 건지. 天干과 地支에는 그렇게 돌아가는 原理(원리)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紙面上(지면상)으로는 너무 不足(부족)하므로 다 설명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大略(대략) 큰 그림으로 말씀드리자면 天干은 植物(식물)의 一生(일생)을 나타낸 것이고, 地支는 나무의 가지가 나오는 시간적인 의미를 動物(동물)의 習性(습성)으로 表現(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季節(계절)의 흐름에 따라 식물이 完成(완성)되는 過程(과정)을 天干과 地支의 意味(의미)로 표현한 것입니다. 말이 좀 어렵지요?

 

아무튼 올해가 황금 돼지해가 되는 이유를 말씀드리면 甲(갑)과 乙(을)은 방향이 동쪽에 해당 되며 색깔은 靑色(청색)에 해당되는 것이고, 丙(병)과 丁(정)은 남쪽에 해당되며 색깔은 赤色(적색)입니다. 戊(무)와 己(기)는 中央(중앙)에 해당되며 색깔은 누런색입니다. 庚(경)과 辛(신)은 서쪽에 해당되며 색깔은 흰색이고, 壬(임)과 癸(계)는 북쪽에 해당되며 黑色(흑색)에 해당됩니다. 이 이유는 모두 五行(오행)의 기운에 따릅니다.

따라서 올해는 己亥年(기해년)이니 己는 중앙에 해당되므로 색깔은 누런색이 되고 中央의 색인 황금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작년은 戊戌年(무술년)이니 戊도 역시 중앙에 해당되는 색인 황금으로 나타낸 것이지요. 그리고 亥(해)는 地支(지지)를 의미하고 동물에 비유를 한 것입니다. 子(자)는 쥐를 象徵(상징)하고, 丑(축)은 소를 상징하고, 寅(인)은 호랑이, 卯(묘)는 토끼, 辰(진)은 용, 巳(사)는 뱀, 午(오)는 말, 未(미)는 양, 申(신)은 원숭이, 酉(유)는 닭, 戌(술)은 개, 亥(해)는 돼지를 상징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시간적인 의미를 동물의 習性(습성)과 그 동물이 나타내는 氣運(기운)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작년은 戊戌年(무술년)이므로 戌은 개를 말하는 것이고 색깔은 누런 황금이니 황금개가 된 것이며, 올해는 己亥年(기해년)이므로 亥는 돼지를 말하며 역시 색깔이 누런 황금에 해당이 되므로 황금 돼지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돼지는 땅 구덩이 속에서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살을 찌워 고기를 사람에게 제공하는 동물이지요. 돼지는 음력 10월에 해당되며, 10월은 秋收(추수)가 끝나고 神(신)에게 감사를 드리는 달입니다. 그래서 돼지를 잡아서 제사상에 돼지 머리를 올렸던 겁니다. 吉祥(길상)의 의미로 웃는 돼지 머리를 神에게 바치며 感謝(감사)를 드렸던 것이죠.

 

이와 같이 옛 祖上(조상)들은 自然(자연)과 더불어 살았으며 자연이 주는 惠澤(혜택)에 감사를 드리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현대에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도 잊어버리고 감사함도 모르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