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90) '변비(便秘)'

bindol 2020. 12. 20. 05:59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90) '변비(便秘)'

 

사람들이 現代(현대)를 살아가다 보면 잘못된 食生活 習慣(식생활 습관)으로 인해 한두 번 쯤은 便秘(변비)에 잘 걸립니다. 便秘를 辭典(사전)에서 찾아보면 ‘大便(대변)이 大腸(대장) 속에 오래 맺혀 있고, 잘 누어지지 아니하는 病(병)’이라고 나옵니다. 이러한 병으로 苦痛(고통) 받는 사람들이 宏壯(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便秘에 걸려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습니다. 便秘란 말을 漢字(한자)의 뜻으로 알아보겠습니다.

 

便은 亻(사람 인)과 更(다시 갱, 고칠 경)을 합친 글자로, ‘똥오줌, 오줌을 누다’의 뜻으로 쓸 때는 ‘변’으로 읽고, ‘편하다, 쉬다, 消息(소식)’ 등의 뜻으로 쓸 때는 ‘편’으로 읽습니다. 亻(인)은 주로 他人(타인)을 말하는데 일반적인 사람을 뜻하며,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본 글자입니다. 更(경, 갱)은 丙(밝을 병, 남녘 병)과 攴(칠 복)을 합친 글자이며, 丙은 설문해자에서 말하기를 ‘남쪽에 자리하며, 만물이 자라고 빛난다’ 라고 했습니다.

 

이 뜻은 밝게 드러낸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攴을 합쳤으니 이 두 말을 解釋(해석)하면 쳐서 밝게 하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좋게 고친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便은 사람이 쓰기 편하도록 고치는 것을 말하며, 쓰기에 不便(불편)하면 다시 고쳐서 쓰는 法(법)입니다. 便이 쓰이는 단어로는 便宜(편의), 形便(형편), 便紙(편지), 便安(편안), 郵便(우편), 便乘(편승), 男便(남편) 등이 있습니다.

 

秘는 禾(벼 화)와 必(반드시 필)을 합친 글자로, ‘숨기다, 神秘(신비)하다, 알리지 않다, 鬼神(귀신)’ 등의 뜻으로 쓰이며, ‘비’라고 읽습니다. 秘는 俗字(속자)이며, 正字(정자)는 祕(비)입니다. 禾(화)는 고개 숙인 벼를 그린 글자이고, 必(필)은 弋(주살 익)과 八(여덟 팔)을 합친 글자이며, 단옥재 선생은 ‘表(표)를 세워서 分別(분별)하는 標準(표준)을 삼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 말은 境界(경계)를 두어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秘(비)는 벼를 넣어 두는 곳은 경계를 두어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숨겨두는 것을 말합니다. 祕(비)도 귀신은 사람과 경계를 두어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하며 자신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숨기다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秘密(비밀), 神秘(신비), 秘方(비방) 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便秘는 똥이 막혀 숨겨져 있어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의 몸은 飮食(음식)이 들어가는 곳부터 나오는 곳까지 잘 통해야 健康(건강)한 법이니 많이 먹으면 음식이 臟器(장기)에 남게 되어 宿便(숙변)이 생깁니다. 그래서 옛 仙人(선인)들은 小食(소식)을 했던 겁니다.

 

음식이나 物件(물건)이나 過慾(과욕)을 부리면 반드시 탈이 나는 법이니 항상 適當(적당)함을 維持(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적당함이 생각보다는 어려운데 그 理由(이유)는 사람의 마음속에 慾心(욕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修練(수련)해야 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 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