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교수가 전하는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창세기(創世記)'
聖經冊(성경책)을 펼치면 第一(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創世記입니다. 創世記란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基督敎(기독교)에서 모세 五經(오경) 가운데 첫 번째 책. 50章(장)으로 構成(구성)되어 있으며, 天地 創造(천지 창조)의 始作(시작), 罪(죄)의 起源(기원), 樂園(낙원), 喪失(상실), 이스라엘 族長(족장)들의 生涯(생애) 따위가 收錄(수록)되어 있다’라고 나옵니다.
이 말들은 創世記 내에 들어 있는 內容(내용)을 說明(설명)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創世記란 말이 무슨 뜻인지 풀어 보고자 합니다.
創은 倉(창)과 刂(도)를 합친 글자로, 비롯하다, 始作(시작)하다, 다치다, 만들다, 비로소, 傷處(상처)등의 뜻으로 쓰이며, ‘창’으로 읽습니다. 倉은 곡식을 保管(보관)하는 집을 그린 模樣(모양)으로, 지붕과 외짝문과 곡식을 보관하는 空間(공간)을 그린 글자로, 주로 곳집, 倉庫(창고)의 뜻으로 쓰이며 여기서는 穀食(곡식)을 가득 채워 놓은 곳집을 뜻합니다.
刂는 刀(도)와 같은 글자이며, 칼, 貨幣(화폐) 등의 뜻으로 쓰이며 ‘도’로 읽습니다. 여기서는 칼을 뜻합니다. 칼은 자르는 도구이니 자른다는 의미도 됩니다. 따라서 倉과 刂를 합쳐서 풀이를 하면, 가득 차 있는 곳간을 칼로 쳐서 문을 열었다는 말이 됩니다. ‘비로소’의 뜻이 나오는 것은 가득 차 있는 곡간을 처음으로 열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비로소’라는 말은 어느 한 時點(시점)을 基準(기준)으로 그 전까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던 事件(사건)이나 事態(사태)가 이루어지거나 變化(변화)하기 始作(시작)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世는 나무의 줄기에서 하나의 굵은 가지가 뻗어나가고 다시 그 굵은 가지에서 그 보다는 작은 가지가 또 뻗어나가고 또다시 그 작은 가지에서 더 작은 가지가 뻗어나간 모양을 그린 글자입니다. 그래서 世代(세대)를 뜻하며, 그래서 여러 대에 걸쳐졌다는 뜻이고, 사람의 生涯(생애)와 一生(일생)을 통하여 代(대)를 잇는다는 뜻이 되며 ‘세’라고 읽습니다.
記는 言(언)과 己(기)를 합친 것으로, 記錄(기록)하다, 적다, 記憶(기억)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기’라고 읽습니다. 言은 말을 밖으로 내는 것을 말하며, 己는 ‘일어나다’의 뜻을 지닌 起(기)와 통하며, 記는 일어나는 일들을 말이나 글로 쓴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일어난 일을 말이나 글로 매일 쓰는 것을 日記(일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創世記라고 할 때 創世紀(창세기)라고 쓰지 않는 이유는 記를 쓸 때는 일생에 한번만 그 사건이 있을 때를 말하며, 紀를 쓸 때는 그 사건이 매년 돌아올 때를 말합니다. 그래서 紀는 벼리, 밑바탕, 실마리가 되는 것을 말하며 ‘기’라고 읽습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創世記란 말은 가득 차 있는 곳간을 처음으로 활짝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繼續(계속)해서 밖으로 꺼내어 나타내신 것을 記錄(기록)한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가득 담아놓은 곳간에서 처음으로 그 모든 것을 말씀으로 드러내신 것을 기록한 것이 創世記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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