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94) '일탈(逸脫)'
世上(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한번쯤은 逸脫(일탈)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逸脫이란 말을 자주 쓰고 있지만 正確(정확)하게 그 뜻을 알고 써야합니다. 국어사전에는 ‘定(정)하여진 영역(領域) 또는 본디의 目的(목적)이나 길, 思想(사상), 規範(규범), 組織(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나다. 또는 社會的(사회적)인 規範(규범)으로부터 벗어나다.’라고 나옵니다. 이러한 說明(설명)은 제가 읽어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逸脫이란 말을 알아보겠습니다.
逸은 兔(토)와 辶(착)을 합친 글자이며, 便安(편안)하다, 없어지다, 잃다, 뛰어나다, 숨다, 달아나다, 빠르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일’로 읽으며, 佚(편안하다/숨다/달아나다 일)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兔는 토끼의 긴 귀와 통통한 엉덩이와 다리와 짧은 꼬리를 그린 상형자이며 ‘토’로 읽습니다. 辶은 ‘쉬엄쉬엄 가다, 달리다, 뛰어넘다’의 뜻으로 쓰이며, ‘착’으로 읽습니다. ‘착’으로 發音(발음)하는 理由(이유)는 目的地(목적지)에 到着(도착)할 때까지 쉬엄쉬엄 가기 때문입니다. 兔(토)와 辶(착)을 합쳐서 解釋(해석)해 보면, ‘토끼가 가다’는 뜻이 되는데, 더 풀어 보면, 토끼는 달아나는 데는 一家見(일가견)이 있고, 빠르게 도망가서 자기가 만들어 놓은 구멍으로 들어 가 숨으며, 자기 집(구멍)에 들어가 숨으면 便安(편안)하다는 뜻이 됩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安逸(안일), 逸話(일화), 逃逸(도일), 逸品(일품) 등이 있습니다.
脫은 月(월)과 兌(태)를 합친 글자이며, 벗다, 벗기다, 풀다, 나오다, 빠지다, 떨어지다, 잃다, 등의 뜻으로 주로 쓰이며 ‘탈’로 읽습니다. 여기 月은 달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 몸, 살 등을 뜻하며 ‘달 월’의 모양과 비슷하므로 ‘육 달월’로 읽습니다. 주로 月자가 앞(邊;변) 쪽에 쓰일 때는 고기나 몸을 뜻하지만, 뒤(傍;방) 쪽에 쓰일 때는 달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붓으로 쓸 때에 ‘달 월’자 속의 두 이(二)는 끝까지 가면 안 되는 글자이고, ‘육 달월’은 두 이(二)를 끝까지 맞닿게 써야하는 글자입니다. 따라서 ‘달 월’과 ‘육 달월’은 다르게 쓰는 글자입니다.
兌는 바꾸다, 기쁘다, 기뻐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태’라고 주로 읽습니다. 이 글자는 사람이 입을 벌려 기운을 위로 솟구치는 모양을 그려서 웃는 모습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따라서 웃으면 모습이 바뀌어 지게 되고 기뻐한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月(월)과 兌(태)를 합쳐 풀이하면 ‘몸이 바뀌다’의 뜻이 되므로, 옷이나 껍질을 벗으면 바뀌어 지는 것이고, 벗으면 풀고 나오는 것이고, 빠지는 것이고, 빠져서 떨어지면 잃는 것이 되는 데, 그것이 ‘탈’이 됩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脫出(탈출), 離脫(이탈), 虛脫(허탈), 脫落(탈락), 脫退(탈퇴), 脫皮(탈피) 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逸脫은 달아나 떨어져 나간다는 뜻이 되는데, 그 무리 속에 있지 못하고 離脫(이탈)되는 것을 말합니다. 가끔은 일탈하여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나 그런 일이 잦으면 위험해 지기도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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