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09) '해후(邂逅)'
지난날에 최성수라는 歌手(가수)가 불렀던 流行歌(유행가) 중에서 히트를 쳤던 노래에 ‘邂逅’(해후)라는 題目(제목)이 있었지요. 邂逅라는 말뜻을 알고 있는지? 국어사전에는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뜻밖에 다시 만남’이라고 풀이했습니다.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는 ‘좀 다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邂逅는 ‘만날 邂(해), 만날 逅(후)’의 뜻으로 둘 다 만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邂와 逅는 그 의미가 좀 다릅니다. 한 글자씩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邂는 解(해)와 辶(착)이 합쳐진 글자로, ‘만나다, 偶然(우연), 僥倖(요행)’ 등의 뜻으로 쓰이며 ‘해’라고 읽습니다. 解는 角(각)과 刀(도), 牛(우)를 합친 글자로, ‘풀다, 벗다, 풀이하다, 가르다, 떨어지다, 벗기다, 和解(화해)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해‘로 읽습니다. 이 의미는 칼로 제일 먼저 소의 뿔을 뺀 후 소를 解體(해체)한다는 뜻입니다.
辶은 원래 辵으로 쓰는 글자인데, 彳(조금 걸을 척)과 止(그칠 지)를 합친 글자로, 걷다가 쉬다가를 反復(반복)하며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쉬엄쉬엄 가다’는 뜻이고, ‘착’으로 읽습니다. 따라서 解와 辶을 합쳐서 풀이하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여 맺힌 마음을 풀기 위해 만나러 가다’는 뜻이 됩니다. 또 ‘긴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다가 우연한 機會(기회)에 갑자기 만나게 되다’는 뜻도 됩니다.
逅는 后(후)와 辶(착)이 합쳐진 글자로, ‘만나다, 偶然(우연)히 만나다, 터놓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후’라고 읽습니다. 后는 ‘뒤, 아랫사람, 뒤지다, 뒤로 미루다, 임금, 王后(왕후)’ 등의 뜻으로 쓰이며 ‘후’라고 읽습니다.
后는 왕이 아랫사람에게 命令(명령)을 내리는 모양을 그린 것이므로 ‘뒤 또는 뒤지다’ 등의 뜻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后 와 辶을 합쳐서 풀이하면 ‘뒤에 만나다, 後日(후일)에 만나다’라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逅의 發音(발음)은 後(뒤 후)의 발음과 통합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邂와 逅는 둘 다 ‘만나다’는 의미지만, 差異(차이)를 말하자면 ‘邂는 풀지 못했던 많은 事緣(사연)을 풀기 위해 만나러 가다’의 뜻이고, ‘逅는 만나지 못했던 時間(시간)이 지나서 후일에 만나러 가다’의 뜻이 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만남의 共通點(공통점)은 뜻하지 못한 偶然(우연)한 機會(기회)에 만나게 된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漢字(한자)에서는 뜻은 똑같지만 글자가 다르고 발음이 다르면 속뜻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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