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覽古

bindol 2021. 3. 5. 05:10

覽古

 

秦穆飮盜馬 楚莊忘絶纓
齊景恩一木 觸槐有淫刑
婧女告齊相 稱説辯且正
明朝拔槐令 婧婦脫囚名
진목음도마 초장망절영
제경은일목 촉괴유음형
정녀고제상 칭설변차정
명조발괴령 정부탈수명


진목공은 말 훔친 자들을 마시게 하였고
초장왕은 갓끈 끊은 일을 잊어버렸지
제경공은 한 그루 나무를 몹시 아껴
회화나무를 건드린 자에게 중형을 내렸네
단정한 여인이 제나라 재상에게 고하니
조리 있고 또 바르다는 칭찬을 들었네
날이 밝는 대로 뽑아버리도록 명을 내리니
단정한 여인은 죄인의 이름을 벗어났다네


楊維楨/元末明初 / 覽古


- 秦穆飮盜馬: 秦穆은 춘추시대 秦나라 제9대 군주 목공(穆公).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 사람이다.

일찍이 그가 기르고 있던 좋은 말 몇 마리가 울타리를 넘어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관리들을 풀어 찾아 나섰는데 기산(岐山) 아래 사는 주민들이 잡아먹고 있었다.
관리들이 이들을 엄벌하려 하자 穆公은 "군자는 짐승을 죽였다고
사람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관리들을 말렸다.
또 말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몸에 해롭다며 술까지 하사해 마시게 했다.


몇 년 뒤 穆公이 진(晉)나라와 싸우다가 한원(漢原, 현재 山西성 동쪽과 河南성 서북쪽)에서
적군에게 포위되어 부상을 당하는 위험한 처지에 놓였다.

이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서 목숨을 걸고 포위망을 뚫어 목공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알고 보니 과거 목공의 말(馬)을 잡아먹었던 岐山 아래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 楚莊: 楚나라 장왕(莊王), 春秋五覇의 마지막 인물.

 

- 齊景恩一木: 齊景은 춘추시대 齊나라 국군(國君).
재위기간 사치와 혹정(酷政)을 일삼았으며,
대신들도 서로 죽이는 등 정국이 극도로 혼란했다.

景公이 성문 근처에 회화나무(槐) 한 그루(一木)을 심고
관원을 두어 잘 관리하도록 했다.

國君이 이 나무를 각별히 아낀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하다가 나무를 훼손하고 말았다.

이에 景公은 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나무를 상하게 하는 자는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무렵 이 나무껍질을 벗겨 삶아먹으면 회춘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경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무껍질을 벗기거나
가지를 꺾다가 붙잡혀 처벌을 받았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무를 훼손하는 일은 그치지 않았다.


어느 날 한 처녀가 당시 재상(正卿) 안영(晏嬰)을 찾아가 회화나무
한 그루 때문에 온 나라 백성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이에 晏嬰이 景公을 알현하고 회화나무로 인한 폐해를 비유를 들어 소상히 설명하니,
景公이 나무를 뽑아버리도록 했다고 한다.

 

- 恩: 은혜로이 여기다. 사랑하다.
- 淫刑: 부당한 형벌. 중형(重刑). 형벌을 남용하다.
- 婧女: 몸가짐이 단정한 여자. 아리따운 여자. 절개가 굳은 여자(婧婦)..
- 齊相: 齊나라 재상 晏嬰.
- 稱說: 칭찬하여 말하다. 칭송하다.
- 明朝: 내일 아침. 이후·장래. 맑은 첫 새벽(淸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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