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卜算子
缺月掛疏桐 漏斷人初靜
誰見幽人獨往來 縹緲孤鴻影
驚起却回頭 有恨无人省
揀盡寒枝不肯栖 寂寞沙洲冷
결월괘소동 누단인초정
수견유인독왕래 표묘고홍영
경기각회두 유한무인성
간진한지불긍서 적막사주랭
성긴 오동나무에 이지러진 달 걸려 있고
물시계 소리 끊어져 인적도 고요하네
누가 보리요 이리저리 거니는 외로운 내 모습
아득히 먼 곳엔 외기러기 그림자
벌떡 일어나 되려 머리 돌려보니
한이로고 내 형편 살펴보는 이 없네
차가운 가지 골라 깃들일 새 없으니
고요한 모래톱에 찬 기운만 감도네
蘇軾 / 卜算子
- 황주 정혜원(定惠院) 우거(寓居)에서 지었다고 적혀 있다.
- 缺月: 이지러진 달.
- 縹緲: 멀어서 분명하지 아니한 모양. 아득한 모양.
- 마지막의 "寂寞沙洲冷"은 더러 "楓落吳江冷"
(단풍잎 떨어지니 오강의 물 차갑네)으로 나오기도 한다.
"楓落吳江冷"은 당(唐)나라 때 시(詩) 짓기를 좋아했던
최신명(崔信明) '득의(得意)의 한 구(句)'로 유명하다.
같은 시대 인물인 정세익(鄭世益)이 최신명의 이 한 구를 전해 듣고
"묘사가 뛰어나다"며 높이 평가했다.
어느 날 정세익이 장강(長江)에서 배를 타다가 우연히 최신명을 만나 시에 관해 주고받았다.
정세익이 최신명에게 근래 새로 지은 시가 있느냐고 물었다.
최신명이 기꺼이 몇몇 작품을 보여주었다.
정세익이 이것저것 살펴보았으나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이에 정세익이 "본 바가 들은 바에 미치지 못하는구나"(所見不逮所聞)라고
말하며 보던 작품을 모두 강에 던져버렸다 한다.
이로부터 '헛된 명성'이라는 뜻의 견불체문(見不逮文)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견불여문(見不如聞)도 같은 뜻이다. ≪당서(唐書)≫에 관련 고사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