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이 정국에 거대한 파고(波高)를 만들고 있다. 서울·부산 보궐선거의 여론조사마다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난 민심의 큰 변화다.
1년 전만 해도 여당에 180석 가까이 몰아준 민심에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수준 이하의 온갖 종류 간신배 유형을 모아놓은 듯한 여당 의원들의 패악질이 있었다. 2020년 총선 직후 딱 하루 ‘겸손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고 그 후 내내 ‘신진’ 여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보여준 ‘의정 활동’은 오만방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행태가 오만함에만 그쳤다면 민심이 짜증은 내도 분노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여기에는 20여 차례 대책이라고 내놓으며 부동산 값을 올려 청년 미래 세대를 좌절시킨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있었고, 다시 그 자리를 이어받은 LH 사장 출신 변창흠 장관이 불을 붙이는 결정타 역할을 했다. 그런데도 계속 집권 세력의 탐욕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민심은 어느새 분노로 바뀌어 들끓었다.
이 판에 다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름을 갖다 부었다.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아직 그대로여서 다시 정권을 잡아야 한다”며 헛소리를 해댄 이해찬 전 당 대표의 발언조차 무색하게 만들었다. 김 전 실장은 임대차 3법 통과 직전 전세 보증금을 상한보다 올렸다가 사표를 냈다. 한때는 ‘재벌 개혁의 상징’이라고 해 이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나라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까지 오른 김 전 실장의 참모습은 탐득무염(貪得無魘) 그 자체다.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말로 이익 탐하기를 싫증을 낼 줄 모른다는 뜻이다. 이를 탐신(貪臣)이라 한다. 지금은 9급 공무원까지 재산을 공개한다며 보여주기식 난리를 칠 때가 아니다. 청와대 주변 사람들, 장관들 여권 의원들만이라도 ‘명심보감’에 실린 경계 하나를 새겼으면 한다. “만족함을 알아서 늘 만족할 줄 알아야 죽을 때까지 욕되지 않는다.”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간신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한우의 간신열전] [79] 임금에 아첨해 돈 탐하는 폐행 (0) | 2021.04.14 |
---|---|
[이한우의 간신열전] [78] “그렇게 하고도 무너짐이 없겠는가” (0) | 2021.04.07 |
[이한우의 간신열전] [76] 임금도 눈치를 본 ‘權奸’ (0) | 2021.03.24 |
[이한우의 간신열전] [75] 임금을 섬기는 도리 (0) | 2021.03.17 |
[이한우의 간신열전] [74] 아첨 좋아하는 ‘소인型’ 임금 (0) | 2021.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