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 웹사이트에 로그인하면 나는 그 곳에 기록된다. 로그(log)는 기록이다. 예로부터 인류는 통나무(log)에 기록했었다. 블로그도 웹에 기록하는 일지(web log)다.
수학에서 로그(log)는 논리인 logos와 숫자인 arithmos를 합친 로가리즘(logarithm)의 약자다. 로그의 창시자 네이피어(1550~1617)가 만들었다. 그가 살 적에는 케플러와 같은 천문학자들이 별들의 거리 속도 질량을 재는 데 엄청나게 큰 숫자를 사용했다. 로그는 천문학적 계산을 쉽게 해주는 도구였다.
원리는 간단하다. 2를 다섯 번 곱하면 25=32, 열 번 곱하면 210=1024다. 여기서 제곱승에 해당하는 5, 10이 지수다. 지수(指數) 함수(αχ= N)를 로그 함수인 대수(對數) 함수(logαN =χ)로 바꿀 수 있다. 어떤 밑의 수(α)를 몇 번(χ) 곱해야 어떤 수(N)가 되느냐를 따지는 게 로그다. 지수식을 로그식으로 바꾸면 log₂32=5, log₂1024=10이 된다.
32×1024를 계산할 때 로그값 5와 10을 합해 15에 해당하는 N 값을 표에서 찾으면 쉬울 것이다. 큰 수의 곱셈과 나눗셈을 작은 수 로그값의 더하기와 빼기로 바꾸어 계산을 쉽게 하는 거다. 밑이 10일 때의 상용로그표는 그러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로그 계산자나 로그표가 없어도 계산기와 컴퓨터로 큰 수를 계산할 수 있으니 로그는 필요없다. 하지만 지진강도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 수소이온 농도 페하(pH), 소음 정도 데시빌(dB) 등은 큰 차이값을 작은 수로 나타낸 로그치다. 우리 생활 곳곳에 로그는 살아 있다.
로그의 신기한 수학적 성질을 이용한 고난도의 로그 계산은 몰라도 로그 의미만 알아도 알아 가며 사는 재미가 좋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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