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91> 알고리즘과 알지브라 ; 아랍의 수학

bindol 2021. 4. 17. 04:14

OX 문제 3개부터. 첫 번째, 알고리즘이란 단어는 사람이름에서 왔다(O X). 두 번째, 사람이라면 아랍인이었다(O X). 세 번째, 알고리즘은 계산절차다(O X). 정답은 모두 O다. 알고리즘은 아랍인 알콰리즈미가 만든 계산절차다.

고대 로마와 중세에 수학이 죽을 쑬 때, 서양 시각의 중동(中東)이 아니라 동서양의 중양(中洋)인 아랍에서 수학 지성의 맥이 이어졌다. 수학의 중심지는 고대 그리스 수학의 적통을 이었던 알렉산드리아로부터 아라비안나이트의 무대인 바그다드로 이동한다. 이 무렵 아랍 수학의 주역이 알콰리즈미(780~850)다. 그가 책에서 밝힌 계산절차 방식은 유럽으로 건너가 저자 이름으로 불리며 발음이 바뀌어 알고리즘(algorithm)이 된다. 컴퓨터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연산절차도 알고리즘이다. 그가 방정식에 관해 쓴 책 제목에 'al Jabr'가 있다. 이는 대수학을 뜻하는 알지브라(algebra)의 어원이다. 디오판토스가 대수학의 샘을 팠다면, 알콰리즈미는 그 틀을 다졌다. 인도에서 만들어진 O도 그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갔다. 원래 인도 숫자를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무슬림 아랍인이 믿는 알라(the God)처럼 아랍에는 알자지라, 알카에다 등 알이 많다. 아랍어 알(al)은 영어의 더(the)다. 알콰리즈미 이후에도 알카르키 등 많은 '알' 아랍인들에 의해 수학이 발전되었다.

농경과 문자의 발상지 아랍은 인류 문화의 큰 축이었으나 지금은 폭력 테러의 큰 축이다. 유럽과 아랍이 싸운 역사는 잔혹했다. 이제 서로 조롱과 공격을 멈추고 평화롭게 사는 길은 없을까? 아랍 수학이 서양 수학의 끊어진 맥을 조화롭게 이었던 역사처럼.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