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뮤직과 음악이라는 말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재미(amusement), 박물관(museum), 음악(music)은 어원이 모두 'Muse'다.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서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스가 낳은 아홉 여신들 중 창작을 위한 영감을 불러 일으켜 시, 음악 등 예술이나 학문을 관장한다. 다양한 예술과 학문을 뜻하는 Muse로부터 음악을 뜻하는 music이 나왔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음악이 가장 보편적으로 인간의 흥을 돋우기 때문이 아닐까? 고대 중국에서는 음악(音樂)이 아니라 그냥 악(樂)이라 했다. 애초에 악은 나무(木) 위에 작고(幺) 하얀(白) 자그마한(幺) 무언가를 건드려 소리를 내는 악기였다. 논어에서 공자는 악을 즐겼다. 윤재근 교수가 쓴 '樂論'에서처럼 악에는 단순히 즐거운 재미가 아니라 폭넓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처럼 포괄적인 악이 음악으로 뜻이 좁혀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음악으로 불렸던 것은 아니다. 백성이 자연스럽게 즐겼던 민요, 농악, 판소리, 산조 등의 민속악, 궁중 제례로 예악(禮樂)이나 아악(雅樂) 등이 있었다. 모두 우리 국악이다. 일제강점기에 국악과 다른 양악(洋樂)이 들어왔다. 음악이라는 낱말은 그 무렵에 쓰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음악은 악기를 쓰는 기악과 목소리를 통한 성악으로 구분되지만 관습적 결과일 뿐이다. 성이 음보다 작지 않다. 한자를 찬찬히 살피면 음(音)이 입(口) 안에 혀(-)를 굴려 내는 소리라면, 성(聲)은 귀(耳)로 듣는 소리다. 음악을 즐기는 삶은 즐겁다. 음악을 못즐기는 삶은 메마르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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