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59> 역사관과 가치관 ; 서로 편하려면?

bindol 2021. 4. 18. 04:11

 

뜨거운 감자인 우리 근현대사는 우리의 이념적 역사관과 경제적 가치관을 이룬다.

1876년 병자년 개항, 1894년 갑오년 개혁 등 외세 강압에 의한 사건들을 근현대사 시작으로 치면 처음부터 역사가 뒤틀린다. 단언컨대 1894년 동학혁명부터다. 동학의 민중투쟁은 안중근의 목숨바친 희생, 3·1운동의 독립정신으로 이어진다. 광복 이후 좌우의 극한 대립을 거쳐 1948년에 대한민국이 수립됐다. 하지만 1949년 반민특위를 해체하며 친일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오점은 일제강점기 임시정부를 이은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을 흐렸다. 독립의지가 선명했던 김구보다 권력의지가 훨씬 강력했던 이승만의 친미 반공정책은 권력의지가 더욱 집요했던 김일성의 적화야욕을 막아냈다. 미국의 힘을 받았어도 그가 이룬 큰 업적이다. 이후 2공화국은 허약했다. 1961년 5·16으로 박정희의 3공화국이 열린다. 일본육사를 졸업한 그의 전력은 비난받아도 산업화를 이룬 일은 큰 업적이다. 1972년 유신헌법으로 4공화국이 된 그의 정권은 독재의욕을 드러냈다. 독재에 저항한 김영삼과 김대중의 투쟁은 민주화라는 큰 업적을 이루어냈다. 1981년 군부의 5공화국 돌출로 역사는 잠시 헝클어졌지만 1987년 항쟁으로 민주화는 대략 완성되며 지금의 6공화국 헌법으로 개정됐다. 결국 대한민국은 다섯 가지 정신의 공동체다.

등소평은 모택동에 대해 공적 7 과오 3(功七過三)이라 평가했다. 우리는 근현대사 인물에 대해 공3과7만 인정해도 서로 증오하고 분노하는 역사논쟁은 사라진다. 서로 다른 역사관과 가치관도 여유롭게 받아들이면 편해질텐데….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