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이름지은 여러 종류 중생이 있다. 나는 어디에 속한 사람일까?
학교다닐 때 커뮤니케이션개론 시험에서 대중, 공중, 군중의 차이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이제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인 중(衆, herd)이 들어간 낱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중, 민중, 청중, 분중, 다중 등. 대중(mass, 大衆)은 불특정 다수로 신문방송학에서 쓰인다. 언론매체를 대중매체(mass com)라 한다. 공중(public, 公衆)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로 PR학에서 쓰인다. PR(Public Relations)은 홍보가 아니라 공중관계다. 군중(crowd, 群衆)은 어느 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로 사회학에서 쓰인다.
군중심리에 휘몰리면 어리석은 무리인 우중(fools, 愚衆)이 되기 쉽다. 민중(people, 民衆)은 평민이나 서민으로 정치학에서 쓰인다. 민주주의는 민중이 주권을 가지는 정치체제다. 청중(audience, 聽衆)은 화자의 말을 듣는 사람으로 수사학에서 쓰인다. 분중(segment, 分衆)은 세분화된 타겟으로 마케팅에서 쓰인다.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네그리가 제안한 다중(multitude, 多衆)은 각자의 정체성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필자는 공중을 제안한다. 여기서 공중은 공중(公衆)이 아니라 공중(commons, 共衆)이다. 다양한 공중인 다중이 생태공동체 안에서 공동선을 지닌 공중(共衆) 사회를 조화롭게 이룰 수는 없을까? 아직 요원한 이상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막연한 드림이 아니라 확실한 비전을 가지면 이루어진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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